‘나만의 찬송가 집 내고 싶다’
파바로티를 닮고 싶다는 야심찬 가수, 테너 이흥복씨가 ‘찬송가 집’ 출반을 꿈꾸고 있다.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전공한 사람 못지 않게 노래 잘한다는 테너 이흥복씨… 뉴콰이어, 벨라보체 등에서 탁월한 미성을 과시하고 있는 이흥복씨가 내년 감동의 ‘찬송가집’으로 20년 성악인생을 정리하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양 공대를 나온 이흥복씨. 엔지니어 출신이었지만 그의 마음은 늘 노래에 있었다. 대학에서도 통키타를 두둘기며 친구와 함께 리사이틀을 가졌고, 대중음악이든 팝송이든 노래하는 곳에는 늘 그가 있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클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80년대 초. 파바로티의 노래를 듣고 난 뒤 였다. 파바로티가 금세기 최고의 테너 가수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파바로티 노래를 듣고 있으면 파바로티야말로 노래할 줄 아는, 진짜 성악가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거침없이 뿜어져 나오는 흔들림없는 목소리… 요소요소마다 진지하고도 노력이 엿보이는 소리의 진수… 그후부터 이흥복씨의 인생이 달라졌다. ‘에클레시아(SF 매스터 코랄의 전신)’에 가입하여 합창활동을 시작했고, 피나는 자기 훈련의 가시밭 길이 시작됐다.
노래를 할 수록 성악(노래)이야말로 학문이라는 깨닿게 된다는 이흥복씨. 그의 노래에서는 끼의 만용이 아닌, 무언가 겸허함이 배어져 나온다. 타고난 미성이 뒷받침하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크지는 않지만 견고한 발성에서는 품격이 느껴져 온다. 물론 이흥복씨는 아직 오페라를 한다거나 단독 리사이틀을 소화해낼 만큼 완성된 성악가는 아니다. 자기의 한계 속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를 아마추어라고 무시하기에는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잘 가꾸어지고 정제된 목소리의 예술이 너무 고차원적이다.
역사상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음악사에서 공헌한 업적은 지대하다. 보로딘, 무소르그스키…슈베르트 등은 모두 아마추어였다. 아마추어들이 주는 감동은 프로와는 달리, 그 순수성이 남다르다. 아마추어지만 성악가로서 이미 일가견을 이룬 이흥복씨는 그럼에도 배움이 없는 성악은 완전한 성악에 이를 수 없다며 겸허해 한다. 노래하는 자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노래에 책임져야한다는 이흥복씨는 클래식이면 클래식, 팝송이면 팝송, 딱 부러지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저 자신의 이름이나 나타내고자 전문성없이 비빔밥 잡채식으로 독창회를 여는 것을 보면 우스워진단다. 그는 요즘에도 소리의 완성을 위해 끝없이 증진하고 있다. 노력만이 진정한 보상을 준다는 각오로 도전하고 있다.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남보다 더 치열하게 배움에 매달리고 있다는 이흥복씨는 10여년전 슈베르트의 ‘아름다움 물레방아간’(전곡)을 발표하며 성악가로서의 기틀을 닦았다. 비록 성공한 음악회는 아니었지만 이때 많은 것을 배웠다는 이흥복씨는 도전과 응전 속에서 더 한층 성숙해 가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하이톤에다가 깨끗한 것이 특징이라는 이흥복씨는 크지는 않지만 멀리까지 전달되는 견고함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주신 맑은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싶다는 것이 이흥복씨의 소박한 꿈. 이흥복씨는 그동안 기성 성악가들의 찬송가 모음집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껴왔단다. 찬송가를 마치 노래자랑처럼 부르는데는 참을 수 없단다. 찬송가는 누구나 부를 수 있는 단순한 곡들이긴 하지만 찬송가만큼 부르기 힘든 곡도 없다는 이씨…. 찬송가의 가사는 신앙의 진수가 모인 것이기에 무엇보다도 순수한 마음으로 노래불러야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이씨는 노래부르는 사람의 순수한 자세, 진지함이 합일될 때 그 어느 노래보다도 감동의 노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내년에는 기필코 찬송가 집을 완성, 전도용으로 삼겠다는 이흥복씨는 여건이 허락하면 작은 음악회(독창회)도 열 계획이란다.
“성악은 전공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이흥복씨. “듣는 자 보다는 부르는 자의 즐거움이 몇 배”라며 합창단 가입을 권유하는 이흥복씨의 엺은 미소 속에는 노래와 함께 사는 자의 기쁨… 보람과 자부심이 한껏 배어나오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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