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위조된 미재무부 체크 보내오기도
시카고에 거주하는 송모(35)씨는 최근 인터넷 중고물품 매매 웹사이트를 통해 200달러 정도에 쇼파와 식탁을 판매하려다가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일리노이 밖에 거주하는 의뢰인이 웹사이트에 올라온 가구 사진을 보고 맘에 들어 하니 머니오더나 캐시어스 체크를 보낼테니까 가구 가격 외에 남는 금액은 운송회사의 계좌로 송금해 줄 수 있으면 거래를 성사시키겠다는 가구중개상의 편지였다. 이사 날짜에 쫓기던 송씨는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고 열흘 정도 뒤에는 2천달러 상당의 미재부무 발행 체크(U.S. Treasury Check)가 발송인 주소 없이 프랑스 직인이 찍힌 채 날아왔다. 이를 수상히 여긴 송씨는 이 체크를 은행에 가서 확인해 본 결과 가짜로 드러났다. 그 뒤로 가구중개상과는 연락이 끊겼다.
시카고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이모(31)씨는 요즘 바쁜 아침시간에 중요한 내용이 없나하고 회사 이메일을 열어보는 것이 짜증날 정도이다. 몇달전부터 거액의 복권에 당첨 됐다는 메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나이지리아의 은행들에서 왔던 것을 필두로 미국으로 자금을 보내야 되는데 환치기를 도와줄 수 있냐는 영국으로부터의 파트타임 제의는 물론 지금 자신이 암에 걸려 3천만달러의 전재산을 세계 복지 단체에 환원하는데 도와주지 않겠냐며 이름과 신상명세를 물어보는 포르투갈의 한 남성까지 이메일 사기의 종류와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컴퓨터가 생활화된 현대인들에게 인터넷을 통한 아이디 도용이나 사기사건이 점차 세계화되고 있다. 미국내에서 횡행하고 있는 ID 사기는 마치 자신의 거래은행에서 고객의 정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이름과 계좌번호를 은행의 가짜 홈페이지에 입력하라는 등 치밀하기 그지없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하루에 떠도는 840억개로 추정되는 이메일 중에서 세계 각국의 인터넷 사기단이 벌이고 있는 이메일 사기는 그 방법이 다양한 대신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편리함과 신속성에 대해 믿음을 갖고 있는 사용자들 중에는 간혹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사기 메일에 답장을 보내거나 요구 조건을 수락해서 골치를 썩는 것도 사실이다.
편리해서 너도나도 사용하다보니 너무 많아져서 공해 수준이 된 이메일. 아침마다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의 메일 중에 필요한 몇개를 찾느라 그 많은 메일을 일일이 확인하고 휴지통에 버리는 것도 시간 낭비고, 안 하자니 더 메일이 쌓일까봐 걱정이다. 결국 일정한 주기를 두고 이메일 주소를 바꾸거나 스팸메일을 분류하는 기능이 잘 돼 있는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근본 대책이다. 혹시나 의문이 드는 메일은 안 열어보는 것이 상책이고 이름, 전화번호, 주소 같은 기본 정보를 비록해 다른 중요한 개인정보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것이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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