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나라 은행의 경우 행장 공백이 7개월째 장기화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이번주 행장의 사임의사 표명에 따라 후임 행장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또 일부 다른 은행들도 행장 퇴임 혹은 해임설이 분분하다.
은행은 한인사회 경제의 근간을 이룬다. 대출을 통한 한인 경제의 성장 지원 역할면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13개 한인은행에서 일하는 인력만 2,000명을 넘어 서는 등 고용 규모면에서도 한인사회 최대 업종이다. 한인은행들이 흔들리는 것은 한인사회의 안정적 성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인은행들은 그동안 눈부신 고속성장을 해 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실적위주의 양적 성장을 추구해오다 보니 질적인 면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노출돼 왔다. 은행들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력난이 심화되고 그에 따라 인력의 질적 수준 또한 저하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또 단기이익 실현에 집착하다 보니 편법적인 영업 행태에 눈을 감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현재 많은 한인 은행들이 은행감독 당국의 감사와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이런 행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인은행들은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덩치가 엄청나게 커진 만큼 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런 변화의 핵심은 장기적인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한인은행의 리더십은 ‘리사이클링’ 현상이 너무 심했다. 몇몇 원로행장들이 돌아가면서 은행을 맡다 보니 안정성은 있어도 변화를 주는데는 미흡한 감이 있었다. 또 미래의 한인은행을 이끌어 갈 재목을 육성하는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한인은행들이 처해 있는 곤경이 말해주 듯 새로운 패러다임에 신속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은행들은 앞으로 존립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한인은행들이 직면하고 있는 난관과 도전을 헤쳐가는데는 감독 당국의 신뢰를 잃지 않으면서 은행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역동적인, 하지만 서두르지 않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은행 이사진들의 성숙한 판단과 결정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한인사회가 중앙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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