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사태이후 한국내 한 증권사 직원들이 업종별 등락을 체크하고 있다.
한국 여유 자본 대거 유입 가능성
북한 핵실험이 한인경제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북핵 실험은 단기적으로 한국경제에 ‘악재’지만 한인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도와 북한의 대응방식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는 이미 원·달러 환율 급등과 증시 폭락이라는 단기 쇼크에 빠졌다. 한국정부는 외국인 투자 감소와 경제침체 같은 후폭풍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인경제는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와 한국자본 유입으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론 장기적 득실은 판단하기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북핵 사태가 한국, 한인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야별로 정리한다.
장기화땐 모국 관광 등 악재…
한인 한국 주식 투자 위축
▲한인경제
한국 내 불안심리 고조로 인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LA를 중심으로 미국에 유입되는 한국자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유자본이 투자 증대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은행 손성원 행장은 “한인사회는 단기적으로 한국 자본 유입으로 인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강국면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은 자금유입과 상관없이 관망세가 예상된다. 남가주 한인 부동산협회 이해봉 회장은 “미국 시장이 안 좋은 데다, 한국에서 해외 투자처로 중국이나 베트남을 선호하기 때문에 성급한 판단은 이르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한국 부동산에 투자한 한인자본의 철수가 예상된다. 남가주 한인무역협회 정상진 총무이사는 “사태가 장기화 돼 한국산업이 위축되면 비즈니스나 부동산에 투자한 한인들의 투자 회수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및 주식시장
한인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미주 한인들의 경우 이번 사태에 특히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 핵실험 발표 직후인 8일 장외 주식거래 시장인 코스피는 32.60포인트 급락한 1,319.40으로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도 14.8원 폭등한 963.9원에 거래를 마칠 정도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한국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약세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상승추세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한글로벌증권 김선영 투자분석가는 “미국증시가 전혀 동요하지 않았듯 경제적인 면에서는 장기적으로 큰 이슈가 아니다”며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지수관련펀드(EWY)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 투자자들이 극단적 전망을 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한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업체의 경우 환차익이 예상되지만, 식품업계를 제외하면 거래선이 중국과 동남아에 몰려있어 큰 영향은 없을 듯 하다. 한인의류협회 마이크 이 회장은 “한국 무역 에이전트를 통해 교역하는 업체는 한국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년 상품 진행을 고민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행관광업계
정상적 한국관광 가능여부에 대한 문의전화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시하는 분위기다. 각 여행사는 예정대로 모국방문 여행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수록 여행심리가 위축돼 한국관광에는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는 1주일 정도 사태를 지켜본 뒤 향후 대책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관광공사 LA지사 이재경 지사장은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변수가 많다”며 “북핵 문제가 언론에 계속 보도되면 미국인의 한국여행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원만한 해결을 기대했다.
▲외국자본의 한국투자
대한상공회의소는 북핵 리스크 고조로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가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할 경우 결국 소비·투자심리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까지 큰 변화는 없다. LA무역관 오성근 관장은 “11월초 한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투자박람회 참석을 약속한 투자자들 모두 예정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겠다고 밝혔다”며 “사태가 악화되지 않는 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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