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헌툰이 캔사스주 위치타의 비아 크리스티 세인트 프랜시스 하스피틀 의사들이 원격 감시할 수 있는 장치들을 몸에 달고 있다.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만성병 환자의 상태를 계속적으로 멀리서 감시할 수 있는 장치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캔사스주 위치타 인근에 사는 헤더 헌툰(42)은 18개월 전 어느 날 밤 심장이 마비될까 봐 두려워 밤에 잠이 깬 이후 악몽 같은 날을 보내왔다. 심장, 신장, 혈관에 문제가 차례로 이어져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몸도 더는 믿지 못하는 기막힌 심정이 되었다. 그러나 요즘 헌툰은 의사들이 자신의 상태를 원격 감시하게 하는 장치가 자기 목숨을 구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것은 미국에서도 이삼십만명 정도만이 사용하고 있는 가장 정교한 원격감시장치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의 중심은 헌툰의 몸 안에 이식한, 심장 박동을 조절하고 필요할 때 충격도 전달하면서 의사들과 인터넷을 통해 무선으로 커뮤니케이션도 되는 장치다. 혈압측정계와 침대 옆 전자 체중계도 같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연결돼 있으므로 의사들은 멀리서도 헌툰의 상태를 보고 때 맞춰 심장약을 바꿔주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 병원에 입원하지 않아도 되게 해준다.
몸에 설치한 장치통해 의사가 수시 모니터
효과적 투약, 입원·검진도 절반으로 줄여
기술투자사 급증… 전국서 2만여 환자 사용
데이터 관리·보험 문제 등 아직은 시작단계
한달쯤 전에는 이 시스템이 의사들에게 다시 입원할 때가 된 것 같다는 경고를 보냈다. 체중증가가 눈에 띄어 전화 통화가 오고 간 결과 헌툰이 이상하게 어지럽고 숨쉬기를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즉각 입원해 CAT 스캔을 한 결과 폐렴 초기였던 헌툰은 1주일 후에 퇴원했다.
의료장비제조사들은 심장 기능정지나 당뇨병, 정신병 같은 만성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수천만명의 미국인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그 상태를 멀리서 계속적으로 지켜볼 수 있게 해주는 테크놀러지 개발에 눈독을 들여 왔다. 그 덕분에 환자들은 더 효과적인 약을 쓸 수 있고 병원 입원 회수와 일수를 줄일 수 있으며 의사의 검진 빈도도 줄일 수 있다.
“‘저스트 인 케이스’가 아니라 ‘저스트 인 타임’ 진료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재향군인청의 케어 코디네이션 전문가인 애덤 다킨스 박사에 따르면 재향군인청은 현재 심장병, 우울증, 당뇨와 스트레스 장애로 치료받고 있는 1만4,000명에게 비교적 간단한 가정용 감시장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10월이면 사용자가 2만1,000명으로 확대된다.
원격 감시 테크놀러지에 투자한 많은 회사들 중에는 ‘메드트로닉’ 같은 체내 삽입장치 제조사도 있고, ‘하니웰’과 ‘필립스’ 같은 전자제품회사, 이제 막 창업한 회사부터 ‘인텔’ 같은 거대 기업까지 수없이 많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들이 있다. 업계 간부들은 노령화하는 인구와 만성병 환자의 증가로 인해 의사와 환자 모두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테크놀러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장차 원격화되고 자동화될 의료장비가 마이크로칩의 새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인텔’의 건강관리 전자제품 스페셜리스트인 데이빗 위틀링어는 “미래의 입원실과 대기실은 바로 자기 집”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현재 원격 감시는 앞의 헌툰 같은 극단적인 케이스보다 메이슨 보해나 같은 보통 환자에게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세계 제2차 대전에 참전했던 82세의 보해나는 ‘헬스 버디 네트웍’의 비교적 간단한 감시장치 덕분에 호스피스에서 아파트로 옮길 수 있었다. 손에 쥐고 사용하는 ‘헬스 버디’ 콘솔을 전화에 꽂으면 혈압과 체중이 재향군인병원 간호사에게 전달된다. 이 기계는 또 질문도 한다. 어제보다 오늘 숨쉬기가 더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같은 간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공사례와 업계의 성공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자식 건강관리 네트웍이 현실화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헌툰이 현재 사용하는 가장 앞선 장치도 만성병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은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툰은 혈중 포타슘 함량이 떨어져 심장이 안정을 잃었는데 추적장치가 없어 7월에도 잠깐 입원해야 했다.
또 원격 데이터 수집 및 판독에 대해 의사들에게 금전적 보상이 없는 것도 문제다. 그런 일에 대해서는 상환해주지 않는 보험회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그 데이터들을 얼마나 자주 체크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정해진 기준이 없다.
아직은 환자가 어떻게 응급실로 오게 됐는지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재구성하는데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이 원격 감시 데이터는 정규검진의 필요성을 줄여준다. 헌툰에게 그 장치를 삽입해 준 의사인 스티븐 허스테드의 경우 과거 3개월에 한번씩 오다 감시장치를 삽입한 다음에는 1년에 한두번 오게 된 이가 많다. 재향군인병원이 심장에 원격 감시장치를 삽입한 70명의 환자를 3개월 동안 추적한 연구 결과도 의사가 사무실로 찾아오는 환자를 보는 시간이 8일이나 절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 감시장치 업계에서 새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배의 피부 바로 아래 삽입한 작은 관을 통해 5분마다 혈당수치를 검사하는 당뇨병 모니터다. ‘메드트로닉’이 2005년 8월에 FDA의 승인을 받아 ‘가디안’을 판매하고 있고, 샌디에고의 창업사 ‘덱스콤’도 비슷한 장치를 3월부터 팔고 있다. ‘애봇 래보러터리즈’도 연말께 시판할 예정으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60억달러 규모의 당뇨병 관리 시장에서 겨룰 이 장치들의 중심 기능은 환자가 직접 수치를 보고 혈당 불균형으로 인해 일어나는 두통이나 어지러움 같은 단기 증상을 피하기 위해 언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할지, 섭취하는 식품을 바꿔야 할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혈당을 체크하는 모니터는 하루에 한두 번 손가락 끝을 찔러 피를 내서 검사하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덜 정확한 데도 더 비싸다. 예를 들어 ‘덱스콤’ 것은 기계 값만 800달러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흘마다 한번씩 센서를 바꾸는데 35달러가 추가된다.
그래도 연속적인 감시는 중요한 발전이라고 청소년 당뇨병연구재단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애런 코왈스키 박사는 말한다. 그 데이터 덕분에 단기적인 불편도 피할 수 있지만 뇌일혈, 실명, 심장병 같은 장기적인 합병증의 위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이런 장치를 통해 모은 데이터는 개인 컴퓨터에 다운로드 할 수 있으므로 환자가 자기 병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를 의사가 더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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