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칼/럼
▶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적으로 발사함으로 인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국가들로 하여금 촉각을 세우게 하였다. 유엔에서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일단 유보한 상태이지만 앞으로 북한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세계의 반응이 분명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어떤 색깔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상대해 왔는지는 잘 알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북한에 대해서는 괴뢰군이니 공산당이니 하면서 적대시 해왔다. 또한 6.25 전쟁 와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학살을 당한 것은 눈으로 체험한 사실이다. 전쟁 후 56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이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거의 짐작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북한이 전 세계 사람들, 특히 동족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마저 실망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심(人心)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가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에서 주인공 임상옥은 실제 조선시대의 실존 인물로서 역사의 혼동기 속에서도 진정한 상도를 지킨 사람으로 등장한다. 임상옥은 인삼무역으로 중국시장을 장악해 엄청난 돈을 번 국제무역상이었고, 말년엔 자신에게 빚을 진 모든 사람들의 빚을 탕감해 준 인물이었다. 재물을 독점하거나 바르고 정직하지 못한 재산가는 바로 그 재산 때문에 망한다는 게 임상옥의 철학이었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경제의 과정은 될지언정 경제의 목표는 아닌 것을 깨달은 사람이다. 그는 경제는 다름 아닌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임상옥은 늘 자신의 품속에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이란 글을 간직하며 다녔다. 즉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말이다. 뜻을 설명하자면 재물이라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기에 어느 누구가 그 재물을 많이 소유했다고 해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모든 사람이 다 나눌 수 있는 것이고, 또 설령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물이 고여 있으면 썩는 것처럼 재물도 곪아 썩어진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은 재물이나 또는 어떤 것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정직함과 사람에 대한 인애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고기만 낚는 데 전념하고 있던 제자들을 부르셨다. “말씀하시되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그 때 제자들은 “저희가 곧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를 좇으니라”(마태복음4:19-20)는 말씀처럼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갔다.
사람이 고기를 낚지 않고 그물을 뒤로 한 채 살 수 는 없다. 그러나 제자들이 사람됨의 도리를 가르치시는 예수님을 좇아간 것은 결국 삶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상도(商道)보다는 인도(人道)를 택한 것이다. 바로 제자들은 인도(人道)를 택하였기에 평생 그 이름이 모든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한 삶을 살게 되었다. 베드로(Peter), 안드레(Andrew), 야고보(James), 요한(John) 등 예수님의 12 제자의 이름이 지금도 가장 많이 불려지는 이름이 되었다. 그들이 따랐던 인도(人道)는 단지 사람이 지켜야 할 단순한 윤리와 도덕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람이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죽음의 문제까지 해결 받는 축복 받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무엇일지라도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인간적인 애정과 동정을 갖기보다는 비난과 냉담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기업을 하든지, 상업을 하든지, 무엇을 하든지 인간적인 애정을 얻어야 한다. 지나친 욕심과 계획이 사람을 잃을 때 그것만큼 큰 실패도 없는 것이다.
고기만을 낚기 위해 사람 잃는 상도(商道)가 아니라, 사람도 낚고, 고기도 낚는 인도(人道)를 걸어야 한다. 그 인도(人道)는 바로 인도(仁道)의 길인 것이요, 이 길이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사람을 낚는 길이었다. 그 길은 사람 낚으면 사람 뿐 만 아니라 고기도 낚는 축복의 길이었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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