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맥 칼럼
▶ 장세규 <한빛지구촌교회 담임목사>
‘서로돕기’에서 주관하는 월드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 한국과 중국에서 대학생들이 도착했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 국방대학교, 중국의 연변과학기술 대학교에서 온 학생들이 3주간 동안 워싱턴에서 머물면서 리더십 훈련을 받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의 강의를 듣고 대화를 나누는 기회도 갖습니다. 미국 사회와 역사에 나타난 리더십에 대한 연구도 합니다. 미국의 수도에서 정치, 경제, 외교, 국제 기구, 엔지오 기관들을 방문하여 역사의 현장을 느껴 봅니다.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던 유적들도 방문하고 피크닉 등 즐거운 시간도 가집니다.
3주간의 프로그램 전체가 리더십을 주제로 진행을 되지만 첫날 첫 시간에 리더십 일반에 대한 강의를 제가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밤늦게 아메리칸 대학교 기숙사에 입사를 하고 아침 일찍 프로그램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 오후 시간으로 강의 시간이 잡혔습니다. 리더십에 관한 주제별 강의에 앞서서 리더란 누구인가를 정리하는 도입 부분을 강의하고 질의 응답을 하는 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강사도 강의하면서 많이 배웁니다. 가르치면서도 끊임없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움이 됩니다. 이번에도 많은 새로운 것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선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리더십에 관한 관심이 컸습니다. 특히 숙명여대에서는 총장님이 리더십을 많이 강조하는 학풍이어서 그런지 리더십에 대한 열정과 갈망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한편 리더십의 현장에 있어본 적이 없는 ‘어린’ 학생들이 리더에 대한 원리와 핵심 가치들을 얼마나 이해할까 마음 한 구석에 부담이 있기도 했습니다.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학생들의 질문과 답변을 들으면서 그 동안 많이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새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리더십의 고전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류가 공동체를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즉시 발견한 것이 있었습니다. 공동체의 운명이 리더십의 질과 효율성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인류는 사상과 사색을 글로 기록하면서 가장 먼저 공동체의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다루는 정치 철학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돈과 상품의 거래와 같이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일과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글 외에 인류의 깊은 고민과 묵상을 남긴 기록은 거의 대부분 리더십과 관련된 문서들입니다.
중국의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고 빛나는 사상가들이 남긴 글들은 군주론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철학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이어지는 그리스 철학의 핵심도 이상적인 군주가 건설하는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글들이었습니다.
고대의 고전들은 지금도 여전히 그 교훈에 있어서 유효합니다. 리더십은 근본적으로 인격과 품성의 영향력이며 인간의 본성이 만드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수천년 전 현자들이 발견한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기질은 지금도 변함없이 인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깊이 깨달은 것은 리더십에 관한 한 해 아래 새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고대에 비해서 전문성이 다양해지고 깊어졌습니다. 아마도 전문성의 영역이 고대와 현대를 나누는 가장 큰 차이일 것입니다. 그러나 리더십은 전문성을 발휘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리더십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으로 극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리더십은 전문성을 초월하고 아우르는 능력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전문성을 리더십으로 혼동하면 리더십의 진수를 발견하지 못합니다. 전문성을 뛰어 넘는 리더십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인류 문명의 여명기에 지혜자들이 발견한 리더에 대한 진리들이 지금도 변함없이 적용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고대의 고전을 통해서 최초의 현자들을 만나보고, 현대의 고전을 통해서 고대의 현자들이 발견한 더욱 빛나게 닦아 보여 주는 오늘의 현자들을 접할 때 리더십의 진수를 이해할 수 있겠다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성경 말씀의 연구와 묵상에 힘써야겠습니다.
장세규 <한빛지구촌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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