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브래스카구 임피리얼에서 농사짓는 커티스 존슨은 에타놀을 만들 원자재 수확 및 저장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과학자·벤처 자본가들 ‘바이오매스’주목
미국의 대평원 한 가운데 자리잡은 마을인 네브래스카주 임피리얼, 제일 가까운 신호등이 37마일 밖에 있는 외딴 곳에 집채만한 옥수숫대와 나뭇잎 무더기가 쌓여 있다. 35피트 높이로 쌓인 정원 쓰레기 같아 보이는 무더기를 검정색 전선이 마치 뱀처럼 휘감고 지나가고 있으며 그 전선에는 센서가 달려 있어 매분마다 상태를 점검한다. 만일 지금 워싱턴과 각 주의 주도에서 모양을 잡아 가고 있는 야심에 찬 계획이 실현만 된다면 이 옥수숫대 더미는 21세기의 유전이 된다. 미국의 교통체제를 식물에서 추출한 알콜 중심으로 운행함으로써 미국을 외국산 석유와 전쟁, 지구온난화, 테러리즘의 위험으로부터 떼어 놓자는 생각이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옥수숫대 등 식물잔해 이용
에탄올 추출물로 개솔린 대체
투자금 몰리고 정치권도 관심
기술혁신 통한 상업화가 관건
농부들은 벌써 오래 전부터 옥수수 알갱이에서 추출한 에탄올을 섞은 개솔린을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하자고 주장해왔지만 현재까지 에탄올이 대체한 개솔린의 양은 3%에 불과하며 미국에서 아무리 많은 옥수수를 재배하더라도 옥수수만으로는 전체 연료 공급량의 10~12% 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 과학자들과 실리콘 밸리의 일부 성급한 벤처 자본가들은 농업 쓰레기와 기타 식물의 잔해등 공급이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바이오매스’를 가지고 만드는 새로운 종류의 에탄올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옥수수대를 가지고 에탄올을 만든다면 옥수수 알맹이를 가지고 만든 에탄올과 똑같은 것 같이 들리겠지만 두가지 기술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제까지 그 테크닉에는 원유에서 생산하는 개솔린 가격과 경쟁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현재는 원유가격이 매번 기록을 갱신하며 오르는데 반해 급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한 추세가 계속되다 보면 곧 이 나라에는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국산 연료 생산업계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만한 큰 나라에 그런 일이 일어날지 의아스럽다면 브라질의 경우를 살펴보면 된다. 30년간 캠페인을 벌인 끝에 브라질은 사탕수수에서 만들어내는 알콜로 개솔린을 40%나 대체했다.
미국에서는 사탕수수로 안 된다. 기후가 맞는 주가 두세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무 조각, 톱밥, 밀대, 휴지를 비롯, 액체 연료로 탈바꿈할 수 있는 자재들은 얼마든지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부시 대통령이 계속 들먹이고 있는 스위치그래스 같은 특수 에너지 작물만 심을 땅도 얼마든지 있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바이오매스 변환연구소장 브루스 데일은 “장래에도 원유가격이 계속 배럴당 50달러가 넘을 정도로 높게 유지된다면 식물체를 이용한 에너지 비용이 훨씬 덜 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경제적인 이유 하나만 가지고도 새로운 산업이 탄생할 것이 확실합니다. 액체연료 수요는 현재도 높고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이 분야에는 투기성 자금은 물론 일부 대형 석유회사의 자금까지 몰려들고 있다. 몇개 바이오매스-에탄올 회사들은 시험공장을 짓고, 일부는 더 큰 시설을 지을 장소를 물색중이다. 정치가들도 이 분야를 개척하는 기업들에 대한 융자보증 가능성을 고려중인 연방의회와 함께 업계를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오매스 대체연료에 대해서는 아직도 근본적인 의문들이 풀리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바이오매스에서 추출하는 에탄올의 상업성은 여전히 증명되지 않고 있다. 단순히 필요한 지푸라기나 옥수숫대, 나무 조각과 기타 쓰레기를 모으는 일만 해도 엄청난 문제가 될 것이며 에너지 작물 재배는 미국 농업에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과학자들은 장기적으로는 바이오매스에서 에탄올을 만드는 것이 개솔린이나 옥수수로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 원가가 갤런당 60센트고 주유소에서는 갤런당 2달러 미만에 팔릴 것 같다지만 현재 생산된다면 개솔린보다 더 비싸다. 값이 내려가는 것은 큰 공장이 지어지고 공장을 가동하면서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의 일이다.
그러나 사실상 가장 큰 이슈는 미국 사람들이 과연 다시 개솔린 값이 떨어진 다음에도 대체연료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을 것이냐라 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 연료화땐
온실개스 걱정 없고
지구촌 원유분쟁도 끝
요즘 사람들이 사용하는 석유와 석탄, 천연개스는 모두 몇백만년 전에 살았던 식물의 잔해다. 그 쓰레기가 다 부식되기 전에 땅에 묻혀 지구 내부의 열과 압력으로 인해 현재와 같은 형태가 된 것이라 화석연료에는 탄소화합물이 많이 들어 있다. 그러니까 현대 사회는 그 묻히는 과정을 생략하고 바이오매스를 직접 연료로 전환시킬 테크놀러지를 개발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혜택은 상당하다. 온실개스 걱정을 안해도 된다. 5월에 공기중의 탄산개스를 빨아 들였던 식물이 10월에 자동차 연료가 되면 전에 삼켰던 탄산개스를 다시 토해내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렇게 되면 국가 안보까지 개선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전직 CIA 국장인 제임스 울시와 존 도이치가 바로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연료 개발의 적극적 옹호자들이다. 지구온난화와 원유를 둘러싼 지역정치학, 페르시아만의 전쟁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서방세계의 석유 의존이라는 같은 문제들의 다른 국면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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