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김남일이 스위스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결의에 찬 눈빛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김남일-이을용-이호‘스위스전 특명’
“초반부터 미드필드를 장악해야 한다”
아드보카트호의 중원을 책임지는 ‘미드필더 3인방’이 오는 23일 펼쳐질 스위스와의 G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원장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위스전에서도 미드필더 지역의 강한 압박이 한국의 승부수가 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김남일-이을용-이호로 이어지는 ‘중원 트로이카’의 활약이 이날 승부의 최대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21일 독일 쾰른 인근 베르기시-글라드바흐의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에서 가진 단체인터뷰에서 “토고전은 첫 경기라서 어려움을 겪었고 프랑스는 워낙 강팀이라고 수비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스위스전을 맞아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투쟁심을 가지고 경기를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남일은 또 지금까지 치른 두 경기는 준비과정이라며 “이제 시작이다. 골 욕심을 내기보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마지막 경기인 만큼 반드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처음부터 미드필드지역을 장악해야만 우리 공격수들에게 골 찬스를 많이 줄 수 있다”며 “좋은 패스를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투르크전사’ 이을용 역시 김남일의 각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야한다. 스위스가 수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대 전술을 역으로 이용하면 크로스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을용은 이어 “스위스-토고전을 봤는데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의 압박도 그리 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막내 이호는 “강한 팀이 약팀을 만나서 고전할 수 있는 게 축구”라며 “유럽선수들은 ‘한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작은 실수에도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위스전을 앞둔 전술에 대해 김남일은 “스위스는 공수전환이 빠르고 골을 만드는 과정이 조직적”이라며 “강한 압박으로 상대방의 패스를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고 이호는 “스위스의 특징이 수비를 두텁게 한 뒤 역습을 하는 것이니 만큼 처음부터 몰아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기본전략은 공격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두 경기보다 공격적인 전술로 나갈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포메이션이 공격적이라고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실전에서는 그 동안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보다는 이기는 게 훨씬 중요하다. 이길 수 있는 멤버들을 선발로 내겠다”고 밝혀 라인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의 포메이션은 스위스가 중원을 두텁게 하는 4-4-2 시스템을 구사함을 감안할 때 스리백인 3-4-3 진형으로 맞설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김남일-이을용-이호 중 2명이 중앙을 맡게 되고 박지성은 사이드 어택커로 나서게 된다. 만약 포백 시스템을 가동한다면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오는 데 이 경우 사이드로 설기현이나 박주영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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