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궁지훈(오른쪽)씨와 최경욱씨가 차량용 태극기를 부착하고 있다.
“태극기 없어서 못팔아”
한인타운에 태극기 바람이 불고 있다.
월드컵 한국 대표팀이 토고전 승리에 이어 프랑스에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타운 업소 곳곳에 ‘태극풍’이 몰아치고 있다.
유니폼 대신 붉은 옷을 입은 직원을 만나거나 태극기를 부착한 업소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한인들은 자동차에 태극기를 부착하거나 두건을 만들어 머리에 묶고 다니면서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덕분에 월드컵 기간 동안 태극기를 판매한 업소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 2주간 코리아타운 갤러리아내 지하 상설매장에서 태극기와 붉은 티셔츠 등을 판매한 박경자 사장은 “차량용 태극기와 막대 태극기, 두건용 등 다양한 스타일의 태극기 수백장을 팔았다”면서 “지난 주말에는 가로 길이가 5피트 이상의 대형 태극기도 20장을 들여왔는데 하루만에 동이 났다. 월드컵 기간 동안 갤러리아 마켓 입구에서 계속적으로 태극기와 응원용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량용.두건형 등 태극기 다양
코리아타운 플라자 1층 서점 ‘정음사’는 지난 2002년부터 꾸준히 태극기를 판매해 온 곳. 이번 독일 월드컵 기간 동안에도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차량용, 두건용을 비롯 다양한 크기의 태극기를 판매했으며 건물에 붙일 수 있을 만큼 큰 대형 태극기도 선보였다.
정음사 최보라 사장은 “크기별로 약 8가지 종류의 태극기를 판매했으며 차량용이나 옷을 만들어 입을 수 있을 만큼 큰 사이즈의 태극기 선호도가 높았다”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2년 월드컵 이후부터 태극기를 판매해 온 만큼 이번 월드컵이 끝나도 태극기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8가와 호바트에 있는 월드컵 용품 전문점에서도 대형 태극기를 판매하고 있다.
데이빗 이 사장은 “망토처럼 목에 두르거나 원피스처럼 몸에 두 번 두를 수 있는 대형 태극기를 20여장 판매했다”면서 “월드컵 초반에는 매장내 걸려있는 태극기를 손님들이 떼어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프랑스전부터 태극기를 자동차에 달고 다닌다는 궁지훈(30)씨는 “태극기를 본 타인종 운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일 때면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외국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면서 “한국 대표팀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월드컵 게임·음반 인기
중반전에 접어든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월드컵 관련 게임과 음반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은 X박스와 PS2 같은 비디오 콘솔게임 판매업소. 지난해 출시된 ‘위닝11’, 과 ‘FIFA2006’의 판매호조로 전달에 비해 전체 매출까지 증가했을 정도다. 기본적으로 스포츠 게임 매니아 층이 두터운데다, 월드컵 시너지가 합쳐져 물량이 없어 못 팔 정도다.
‘게릴라 게이머’의 제리 양 사장은 “두 게임 모두 출시 후 꾸준한 인기를 얻었는데, 최근 들어 판매량이 다시 늘면서 6월 전체 매출도 증가했다”며 “한인 게이머 사이에서는 특히 위닝11의 인기가 좋다”고 밝혔다.
윤도현과 사이 등 인기가수들의 월드컵 노래가 담긴 응원곡 앨범도 인기다. 음반·DVD 도매업체 ABA미디어 송관식 사장은 “큰 기대를 안한 제품인데도, 18일 프랑스전 무승부 이후 문의와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노아 뮤직하우스는 CD와 함께 응원 용품을 판매해 쏠쏠한 매출을 기록했다.
월드컵 게임기·음반 인기 ‘짱’
지난 주말에만 티셔츠, 두건, 태극기 같은 응원도구가 200점 이상 팔려 일부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
엄문섭 대표는 “월드컵 기간에는 가수들이 신규 앨범 출시를 미뤄 고전하는데, 응원도구와 함께 응원가 앨범도 구입하는 응원족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PC방에서도 한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 온라인’의 돌풍이 예상된다. 많은 업소들이 한국에서 동시접속자수 10만 돌파, 온라인게임 최단기간 PC방게임 순위 3위로 뛰어오른 이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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