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인 비자금 뉴욕유입 의혹 관련
뉴욕과 서울에서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한국 정치인 비자금의 뉴욕 유입 의혹 문제를 두고 15일 관련 뉴욕 한인들이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무근”과 “확실한 증거 확보”를 주장하며 정면충돌, 향후 추이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 서울플라자(현 코리아 빌리지)를 경매로 매입, 한인사회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열린공간 대표 다니엘 이(한국명 이형영)씨와 플러싱 솔마을 찜질방 대표 홍성은씨 등은 이날 오전 11시 플러싱 ‘코리아 빌리지’ 대동연회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과 뉴욕 한인 언론으로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의 뉴욕 현지 관리인들로 지목된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 사장은 “(서울플라자 등 부동산 매입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부동산 투자개발 회사) ‘스피드 투자 그룹’이 자체적으로 해왔지 외부 투자금, 불법자금이나 비자금과는 전혀 관여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그 어떤 바보가 비자금으로 뉴욕한인사회의 중심인 플러싱에서 건물을 사고 또 활동을 하겠는가”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또 자신과 홍성은씨,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자 이의근씨 등이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관돼 있다는 설에 대해 “홍성은씨와는 5년전부터 아는 사이지만 어떤 사업 거래도 없었다. 이의근씨와는 90년대 이의근씨가 플러싱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며 알게 됐고 그가 매입한 브롱스 건물을 내가 매입한 것 외에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성은씨도 “나는 이의근씨를 만난적이 없다. 일체 관계가 없다. 사실 오늘 그분이 여기 나오면 다니엘 이 사장이 인사를 시켜주겠다고 해서 내가 여기 나왔다. 그런데 그가 나오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또 다니엘 이 사장과는 인사만 나누는 사이지 거래나 자금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 사장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고 투자하거나 단 1달러도 거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홍씨는 “또 언론 보도에 보면 100만달러씩 든 007 가방을 수십차례 운반할 때 내가 이의근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수동씨,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씨 등과 함께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김홍업씨, 이수동씨 얼굴도 모른다. 어떻게 그런 기사를 쓰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격한 어조로 말했다.
이에 반해 뉴욕 더글라스톤 ‘코어 리얼티’ 부동산 회사 마이클 장(한국명 장영삼)씨, 대한민국 6.25 참전 유공자회 강석희 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대뉴욕노회 증경노회장 한문수 목사 등은 이날 오후 1시 플러싱 금강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자로 다니엘 이, 이의근, 홍성은씨 등을 지목하고 지난 4월7일 미 국무부, 연방검찰, 연방수사국(FBI), 재무부 경제범죄단속국(FinCEN)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관계 당국에 보낸 379쪽 분량의 증빙 서류를 공개하고 “우리들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신 한다”고 발표했다.
장씨는 이날 회견에서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물로 이의근씨의 전 직원으로 돈가방을 날랐다고 주장한 뉴욕한인 건축업자의 음성 테이프를 공개하면서 그를 4차례 인터뷰한 결과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이 테이프 역시 당국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어 연방검찰로부터 서면통지를 받고 연방검찰청을 직접 방문해 검사와 면담까지 했다며 이미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장씨는 또 자신이 이 문제에 개입하게 된 동기에 대해 “나는 부동산 전문가로서 자연히 부동산 거래에 관심이 있다. 다니엘 이씨가 서울 플라자를 매입한 과정에 여러 의혹을 갖게 돼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다 보니 여기까지 이르게 됐다. 이 문제를 파헤치는데 민간인으로서는 한계에 도달, 그 자료들을 사법당국에 넘겼다”며 “한국 정치인의 비자금이 뉴욕으로 유입돼 뉴욕 한인들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 관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많은 한인들이 실제로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지 한인들과 한인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커뮤니티의 한 일원으로서 이번 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용일·윤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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