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칸젠(오른쪽 앞)과 아내 캐시는 샌디에고에서 함께 배구 게임을 한 고디 캄바타와 로만 바카를 크레이그스리스트에서 구했다.
크레이그 로웬탈이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퀸시 팍 테니스 코트에서 처음 만난 파트너 탐 퐁을 반기고 있다.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
Craigslist.com 등
인터넷에 구인 글 많아
정규적인 운동이 필요하고, 하면 좋은 것은 알지만 혼자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 함께 할 사람이 있으면 게으름을 피우려다가도 마음을 바꾸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요즘은 배우자나 친구가 같이 할 수 없거나 하려고 하지 않을 때 함께 운동할 파트너를 인터넷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맨해턴에 사는 작가 켄덜 윌리암스(36)가 그랬다. 정기적으로 달리기를 하기로 마음 먹고 함께 할 사람을 찾는다고 ‘크레이그스리스트’(Craigslist.com)에 올렸다. 일주일에 서너번 아침 6시30분에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 있는 자기 아파트 인근에서 만나는 조건이었다. 몇 블럭 인근에 사는 여자 4명이 응답을 보내왔고 이후 몇달동안 한번에 10~12마일을 함께 뛰었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기가 쉬웠어요. 다른 사람과 같이 뛰면 도움도 되고요”
수준 제각각·목표 달라
딱 맞는 상대 만나기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듯
덴버에 산다는 한 통통한 남자는 크레이그스리스트에 “나는 체육관에 가고, 테니스를 치고, 걷고, 등산하고 무엇이든 몸을 움직여 활동하게 만들 동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정말 잘 맞는 운동 파트너를 찾기는 쉽지 않다. 같이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너무 빨리 가서도 안되고, 바위타기나 스쿠버 다이빙을 함께 할 사람이 너무 초보자라도 곤란하다. 테니스 파트너도 실력이 비슷해야 같이 칠 맛이 난다.
실력차이 등등으로 인한 실망에도 불구하고 크레이그스리스트의 액티비티 섹션에 올라오는 글은 2001년에 2만3,000건이던 것이 2005년에는 22만8,125건으로 거의 10배가 늘었다. 크레이그스리스트 대표 짐 벅매스터에 따르면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 스케줄이 맞는 사람을 찾는 글들이 많다.
생긴 지 1년 반쯤 되는 ‘엑서사이즈프렌즈’(exercisefriends.com)는 인터넷 교통 통계를 내는 회사 ‘알렉사’에 따르면 피트니스 사이트중 8번째로 인기있는 곳이다. 회원들은 자기 소개와 사진까지 곁들여 인근에 사는 운동 파트너를 찾는 광고를 무료로 낼 수 있다.
록클라이밍’(rockclimbing.com), 스쿠버다이빙(sandeaters.org) 같은 특정 종목 운동 사이트에도 참가자들이 활발하게 포럼을 벌이고 있고, yoplayas.com, sportsvite.com, myactivitymatch .com 같은 사이트에도 전국적으로 참여자들이 늘고 있다.
함께 운동할 사람을 찾는 사이트들은 편리해서만 인기가 아니다. 관계 연구에 따르면 짝궁과 같이 운동하면 혼자 하는 것보다 더 멀리, 더 빨리 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스턴 유니버시티 체력강화센터의 스포츠 심리학자 아담 네일러는 “자신의 목표를 다른 사람들도 알고 있을 때 사람들은 더 열심히 한다”고 말한다.
이들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 다양성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엑서사이즈프렌즈’에 자기 소개를 하면서 무려 26가지 액티비티에 관심있다고 한 타드 던클은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광고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골프와 라켓볼을 정기적으로 치는 그의 운동 친구는 한둘이 아니다. ‘크레이그스리스트’에서 테니스 적수를 찾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사는 엔지니어 크레이그 로웬탈(25)도 비슷한 심정이다. 사람마다 치는 스타일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종목에 따라서는 운동 파트너와 항상 사이좋게 지낼 필요가 없는 것도 있다. 샌디에고에서 AT&T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는 제임스 멩(36)은 지난 6년간 일요일마다 배구를 해 왔다. 그는 사람이 더 필요하면 크레이그스리스트에 광고를 낸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나타나건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데이트 상대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같이 운동하면서 한 사람은 로맨스를 원하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틀림없이 관계가 깨진다. 그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엑서사이즈프렌즈’는 홈페이지에 “이곳은 데이트 사이트가 아닙니다”라고 명기해 놓고 위반한 사람은 즉시 내쫓는다.
앞의 윌리암스의 경우 4명의 여자들과 함께 하는 조깅이 처음엔 잘 됐지만 차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여자들 사이에 경쟁이 생긴 것. 한 여자가 체중이 줄기 시작하자 다른 여자가 질투를 하고 기분 나빠하며 늦게 나오더니 모두 탈퇴하고 결국 윌리암스 혼자 남게 됐다.
보스턴에 사는 라이언 큐니오(25)는 ‘크레이그스리스트’에서 함께 자전거 탈 사람을 구했다. 그런데 경주에 나갈 생각인 그와는 달리 파트너는 전혀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며 쉬는 시간에 담배까지 피우는 것이었다. 기가 막혔지만 그냥 버리고 그 자리를 떠날 수는 없어 자신의 평소 속도보다 훨씬 늦게 그 사람과 보조를 맞추느라 혼났다고 했다.
어쨋거나 딱 적당한 운동 파트너는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 올 봄에 윌리암스는 다시 한번 같이 뛸 사람들을 모집했다. 새로 네 사람이 응답을 했는데 그중 한 여자가 하도 말이 많아 윌리암스는 지친 척하고 그 여자를 앞서 보내는 일이 잦다. 그는 이미 몇달 지나지 않아 다시 혼자 아이파드를 벗삼아 달리게 될 것을 각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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