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나름대로 합리적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 과학적 상식 선에
입각한 인생관과 종교관을 갖고 살아왔다고 자부하던 사람이었다. 요즈음 같은 과학시대에 성경책에 쓰여있는 상당수 믿을 수 없는 비과학적 비현실적 전설적 기록들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믿는 그 순진성에 놀라곤 하였었다. 그리고 운명이나 기적같이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는 인간의 힘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수많은 변수와 연결된 타이밍 현상으로 발생빈도가 아주 희소한, 인간의 통계나 과학에 잡히기 힘든 자연계의 순열조합 현상 같은 것으로 보았지 그러한 것들을 신의 영역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성경 속의 비현실적 기록들을 영적으로 해석하려 애를 썼었고 그런 식으로 나를 교회에 적응시키려 노력했었다. 예를 들면 예수께서 소경을 눈을 뜨게 기적을 행하셨다는 기록은 육체의 눈은 뜨게 해줄 수 없었지만 마음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는 식으로 해석했고,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웠다는 이야기 또한 육체적 불구로 인한 정신의 타락을 막아 자포자기 자기비하의 늪에서 해방시켜 준 것으로 내 나름대로 해석하였다.
과학만능 물질만능 황금만능 등의 살벌하고 무미건조한 현대사회에서 종교는 우리인간을 인간답게 살다가 품위를 지키면서 세상을 떠날 수 있게 비타민적 역할을 해준다고 믿었으며 성경 속의 비상식적 기록들을 그 세상적 사실성으로 판단할게 아니라 그 결과적 역할로 그 존재가치를 믿어야 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창조론의 사실성 여부보다는 창조론적으로 생각해야 인간의 존엄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유물론이 상당부분 사실이라 하더라도 유신론적으로 생각하고 풀어 나가야 전체주의 나치즘 같은 비인간적 독재체제가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주일 조얼씨구 모임에서 ‘도사’ 김형동 씨를 초청해 강의를 들었는데 그 강의가 너무 진지하고 신기해서 오후 5시에 시작한 강의를 밤 10시가 넘도록 듣고 보고 집에 오니 거의 자정이 가까웠었다. 그의 강의와 氣 시연은 기적과 초능력을 거의 믿지 않던 나의 인생관과 종교관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감히 그를 도사라고 부른다. 그는 어릴 때부터 道를 닦고 氣를 수련해 왔다는데 그의 강의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합리적이고 호소력이 있었으며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氣 시연은 놀라웠다.
그는 내 아내를 나오라고 하여 합장을 하게 하고 눈을 감게 한 후 손을 대지 않고 손놀림으로 氣 를 보내 수도 없이 뒤 소파에 벌렁 벌렁 나가떨어지게 하였고 또 내 아내를 무아지경에 빠트리고 손으로 氣 를 보내어 엉엉 울게 만들었다. 그리곤 다시 깨어나게 만들고 귀를 만져 울렁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는데 시청각적으로 하는 최면과 눈속임의 매직하고는 전연 달랐었다.
그는 같은 떡을 놓고 한국에서는 떡이라 하고 서양에서는 케익이라 하는 것처럼 신도 동서양이나 종교에 따라 그 호칭만 다를 뿐 같은 것이라고 신기하게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의 氣 체조, 氣 시연을 보고 난 후 우리 범인들은 이차원의 세계에서 살아오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최면에 걸려, 고정관념 즉 편견에 물이 든 사람들은 자기같이 삼차원 사차원에서 도를 닦은 사람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그의 소리를 듣고 나와 동갑인데도 허연 수염을 기른 선풍도골 같은 그의 종교를 초월한 강의와 초능력 氣 시연에 푹 빠져버렸었다. 정말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나의 종교관에 대해 심각하게 반성해보는 시간이었다.
그의 氣 시연은 자기공명을 일으키는 두 음절로 된 주문단어를 계속 반복적으로 외우게 하여 자기 최면, 군중최면 상태로 유도한 후 분위기가 익을 대로 익은 후 머리에 손을 얹고 어떤 주문을 말해 뻥 가게 하는 그런 류가 아닌 정말 일종의 초능력으로 보였다. 짧지 않은 60여 년 인생을 살아왔지만 나는 처음으로 기적 같은 현상을 목격하였다.
정말 이 세상에 삼차원 사차원의 세계는 있는 것인가?
임기명 <엘리컷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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