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닛클리닉에 붙어 있는 가격표.
월마트·CVS·월그린 등 매장
독립적 체인 형태로 운영
개업간호사가 진찰·처방전 써
보험없는 환자도 ‘대만족’
예약을 하고 가도 오래 기다려야하는 의사 사무실, 급해서 갔지만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응급실등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편과 비용에 대한 반동으로 ‘월마트’, ‘CVS’, ‘월그린’등 주요 소매 체인내에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클리닉이 증가하고 있다. 독감 예방 주사 30달러, 귓병 치료 45달러등 가격표까지 써붙인 이 클리닉은 소매체인과 별도로 독자 운영되는 것으로 개업 간호사(Nurse Practitioner)가 환자를 돌보고 처방전을 써준다.
현재 전국에 100개쯤 되는 이 클리닉들은 대개 소매 체인내에 장소만 리스하고 있는 것으로 곧 수백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 AOL 회장 스티븐 케이스, 한때 미국 최대의 종합병원 체인을 운영했던 리차드 스캇, 전 아비스 레스토랑 그룹 회장인 마이클 하우 같은 사업가들이 경쟁적으로 이 일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 사업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가 의료비를 더 많이 부담하는 진료방식을 대중판매할 기회를 잡는 것인데, 가정의들 중에도 이러한 클리닉이 미국 의료체제 속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없지 않다. 대부분의 보험회사들도 아직까지는 경비를 절약해주는 이들 클리닉을 환영하고 있다. 보험이 없는 사람들도 이 클리닉이 다른 어떤 방법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고 말한다.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우베 라인하트는 스스로의 평판을 의식하는 소매체인들이 먼저 자기 매장에 입주해 있는 클리닉이 실수하지 않고 수준높은 진료를 제공하도록 단속할 것이라고 본다. “미국에서 타 선진국에 비해 가장 소홀히 여겨지고 있는 분야인 일차진료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이 클리닉들이 의료계에 가르쳐줄 수도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직장의료보험이 변변치 못해 개인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고 일반 병원에서 일상 및 예방 진료를 받으려면 너무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일반관념이다.
스타벅스 매장은 1만개나 되는데 건강관리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스티브 케이스의 ‘레디클리닉스’ 체인은 현재 월마트, 월그린스 및 다른 소매업체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케이스는 몇년전 귓병이 난 어린 딸을 데리고 일요일에 응급실에 갔으나 4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경험을 했다. 그의 회사 ‘레볼루션 헬스 그룹’은 현재 11개의 ‘레디클리닉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90개, 3년내로 500개를 다양한 소매 체인내에 개업할 예정이다
이 분야에 이름과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사업가중 하나인 핼 로젠블러스는 고도로 자동화된 트래블 비지니스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매각하고 ‘테이크 케어 헬스 시스템스’라 불리는 클리닉 체인을 세우고 있다. 현재 16개 소매매장에 클리닉을 갖고 있는 로젠블러스는 향후 2~3년 내로 1,400개로 늘리기 위해 7,700만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또 다른 사업가 글렌 넬슨은 미네아폴리스의 외과의사이자 투자가로 미네아폴리스의 파크 니콜렛 메디컬 센터 병원장으로 11년간 일했으며 의료장비제조사 메드트로닉의 부회장도 지냈다. 현재 73개 소매매장에 자리잡고 있는 ‘미닛클리닉’의 회장인 넬슨은 클리닉은 의료체계를 개선시키면서 소비자들에게 우호적이고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클리닉회사중 조금 더 큰 야심을 가진 것이 ‘솔랜틱’이다. ‘솔랜틱’에는 의사들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X레이(장당 90달러)를 포함,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가 더 넓다. 일상적인 서비스 수수료도 간호사가 일하는 타 클리닉보다 조금 더 비싸다. 그렇지만 제공 서비스의 숫자가 훨씬 더 많다고 리차드 스캇 회장은 말한다. 스캇은 콜럼비아-HCA 헬스케어를 미국 최대의 하스피털 체인으로 키워 놓고 1997년 이사회 반란으로 퇴출당한 사람이다.
이들 클리닉은 대부분 면허를 소지하고 고도의 훈련을 받은 개업간호사들이 운영하며 클리닉에서 처리할 수 없는 케이스는 인근 의사들에게로 넘긴다.
비싼 의료 장비나 사무실 공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 클리닉은 운영비가 적게 든다. 특히 개업간호사는 시간당 임금이 30~45달러로 65달러 이상인 의사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하루 12시간 영업에 환자 25명만 들어오면 이익을 낸다고 클리닉 간부는 말한다.
고용주와 보헙회사들도 이 클리닉에서 절약할 기회를 보고 있다. ‘블랙 & 데커’사는 직원이 의사가 아니라 볼티모어 인근 미닛클리닉을 찾아가면 25달러의 코페이먼트중 10달러를 감해준다. “클리닉에 대한 직원들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이 회사 베네핏 담당 부사장 레이몬드 브루스카는 말했다.
매릴랜드주 베데스다의 CVS 드럭스토어로 목이 아프다는 아홉살난 아들을 데리고 간 리즈 리온스도 간호사 트리시 휴즈가 당장 감염여부를 검사, 음성으로 나오자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진료비 59달러중 리온스의 부담은 코페이먼트 10달러, 나머지는 남편의 보험이 처리한다. 보험이 없는 청소부 베스 브라우닝은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인근 CVS내 클리닉의 진료비가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혈압을 재고 앨러지 약 처방을 받아오는데 의사에게서 받았을 청구서의 반에 불과한 49달러를 냈기 때문이다. 약국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약국 체인 입장에서는 매장 안에 처방전을 써주는 사람이 있는 것은 큰 이익이 아닐 수 없다.
매릴랜드주 베데스다 CVS 매장내에 자리잡은 미닛클리닉에서 간호사 트리시 휴즈가 환자 다니엘 맨젤을 검사하고 있다.
미닛클리닉이 위치한 CVS 매장내 샤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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