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져 해외로 나가기가 겁난다. 한국 원화는 지난해 11월 달러당 1,050원이었지만 16일 현재 945원 선으로 올라갔다. 미국에서 한국에 나가려면 몇 개월 사이에 달러당 100원 이상 손해를 보는 셈이 됐다. 달러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지면서 파리, 런던, 로마등 유로화가 통용되는 대부분 유럽여행은 미국인들에게 아주 부담스런 곳이 돼 버렸다. 1달러가 0.78유로밖에 안된다. 유로화 출발 때와는 환율이 완전 역전됐다. 같은 달러를 들고 가도 예전과 달리 별로 쓸 것이 없다. 파리 샹들리제 거리에서 와인 한잔을 마셔도 환율 때문에 여간 비싼 것이 아니다. CNN은 최근 달러화 약세로 많은 미국인들이 파리, 로마, 마드리드에서 다른 나라로 기수를 돌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달러 쓰는 맛을 톡톡히 즐기려면 동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헝가리나 뉴질랜드, 멕시코로 가라고 권했다.
한국·유럽 여행 경비 쑥 올라갔지만
유로화 안쓰는 헝가리서는 달러‘위력’
뉴질랜드·멕시코도 염가여행 찬스
▶헝가리
달러화는 헝가리 포린트에 대해 지난 2005년 1월 이후 꾸준히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16일 현재 1달러당 204.82 헝가리 포린트.
이곳에서는 아직 유로화가 쓰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89년 소련붕괴로 개방된 헝가리는 오는 2010년 이전까지는 유럽 통화에 가입할 계획이 없다. 그 때까지는 미국인들이 달러 위력을 만끽하며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헝가리는 완만한 구릉위로 촘촘하게 자리한 고성들이 인상적인 나라로 중유럽의 오랜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성 관광과 오페라 관람, 와인 지역 순례, 온천욕이 꼽힌다. 지난해 35만 이상의 미국인들이 다녀갔다.
다뉴브강이 가로지르는 우아한 수도 부다페스트는 부다캐슬팰러스, 매티아스 교회, 체인브릿지 등 도시 전체가 관광거리다. 부다페스트를 벗어나면 토카즈 와인 지역도 빼놓을 수 없다.
커피나 맥주가 2.50달러인데 와인은 한잔에 3달러. 온천욕도 인기다. 10달러면 되는데 25달러를 내면 마사지도 받을 수 있다. 서부 유럽에서처럼 영어가 널리 쓰이지는 않지만 개방과 사용자도 늘어나 언어불편이 심한 편은 아니다.
▶뉴질랜드
뉴질랜드의 자연은 장관인 곳이 많다. 한 여름에도 눈을 인 산, 우림지역, 거대한 피요르드, 바다밑바닥에서 온천수가 올라오는 핫워터 비치 등등.
뉴질랜드를 싸게 여행할 수 있는 국가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뛰어난 자연 경관과 쾌적한 환경으로 인해 가치가 확실한 나라다. 특히 요즘은 미달러화가 뉴질랜드 달러에 대해 계속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쓰기에는 적격이다. 현재 1달러당 1.60 뉴질랜드 달러.
이 나라 구경은 자동차나 코치, 캠퍼 밴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노스 아일랜드의 노스랜드 지역은 카우리 나무 숲을 볼 수 있고, 사우스 아일랜드에 있는 넬슨-말보로 지역은 와인과 맛있는 시푸드가 유명하다.
커피는 한잔에 1.25달러, 라테는 2.25달러. 맥주 한잔에 옥클랜드에서는 4달러, 동네 술집이나 시골에서는 3달러를 받는다.
▶멕시코
달러는 인접국 멕시코 페소에 대해서는 가치가 올해 2월 이후 계속 올라가고 있다. 현재 1달러당 11.05 멕시코 페소.
바로 이웃이라 언제나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염가 여행지지만 지금은 달러가치 상승으로 더유리한 곳이 됐다.
멕시코는 비치과 리조트가 유명하지만 내륙의 문화 사적지도 구경할만하다. 은광 타운 과나후아토, 예술가들의 고향 산 미구엘 데 알렌데는 스페인 점령 역사가 묻어난다. 마야 피라미드, 테오티후아칸, 엑소치칼코 등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적지가 25개나 된다.
유카탄 반도의 치첸 이트짜 유적지는 해안 베라크루즈에서 자동차로 조금만 가면 된다.
관광지역에서는 맥주 한병에 3달러, 커피는 한잔에 1.50달러에서 2달러를 받는다. 베라크루즈나 치아파스에서 마시는 커피는 로컬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이라 향과 맛이 아주 싱싱하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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