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며 생각하며
▶ 이혜란/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피그말리온 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이것은 옛날 희랍인의 신화 중에서 사랑이 기적을 낳은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 이름으로 미국의 교육과정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옛날 희랍시대에 피그말리온 이라는 조각가가 있었는데 그는 언제인가 한번은 영혼이 숨쉬는 조각을 만들기를 소원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나체의 여인상을 조각했는데 그녀의 매끄러운 피부와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고 한참을 쳐다보았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울까?” 그 조각은 속세의 어떤 여인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청순함을 느끼게 했고, 금방이라도 마음 바쳐 사랑할 것 같은 천상의 여인과 같다고 그는 생각을 했다. 그 조각의 여인과 매일 대화를 나누며 그는 가끔은 사랑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때때로 보석을 사다 걸어주고 예쁜 드레스도 입혀주면서 “당신이 정말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겠소”라고 외우곤 했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날처럼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얘기하는데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녀의 손과 입술이 움직이더니 서서히 그에게 미소를 보내는 것이다. 그는 너무 놀라고 가슴 벅차서 그녀를 포옹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행복한 삶을 함께 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는 아마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얘기한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는 미국의 학교에서 어떤 특정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신경을 더 쓰거나, 집에서도 부모들이 특정한 아이에게 신경을 더 써주고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쏟는 것 같이 아이들이 느껴지면 그들의 성적이 갑자기 좋아질 때 쓰는 말인데 이것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lion effect)라고 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가끔 무언가 바라는 것이 환상이나 착각으로 이어지고, 환상은 희망사항에서 발전된다. 환상의 작은 예로는 “우리 아이는, 더구나 학교에서 아마 마약 얘기도 안 꺼낼 거야”라든지 “다른 집 남편은 다 바람을 피워도 우리 남편은 다른 여자 쳐다도 안 볼거야”라는 식으로 그들을 자기 나름의 환상의 안전 박스 안에 넣어놓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생활에서 환상은 꼭 필요하며, 만약 세상일을 모두 낱낱이 펴놓고 볼 수 있다면 그 무질서와 혼란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희망이나 환상이 없으면 우리의 매일은 무미건조해질 것 같으며 자기가 만들어 가는 삶,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삶, 그래서 어느 날 천둥이 치더라도 작은 환상이나 희망, 꿈은 일단 가져야하겠다. 왜냐하면 가끔은 전혀 불가능했던 환상들이 꿈처럼 다가오기도 하니까.헌신적 사랑이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피그말리온 얘기는 희랍인들의 지혜로움이며, 이런 좋은 이야기가 아직도 전해와서 듣는 이의 마음을 청아하고 풍요하게 한다는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혜란/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