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인정신문이 끝난 후 사건을 맡은 토드 힉스 검사(왼쪽)와 알렌 모겐스턴 변호사가 향후 재판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윤대권씨 첫 법정출석
검사“최고형 배제안해”
두 자녀를 무참히 불태워 살해한 비정의 아버지는 자신이 저지른 죄의 무게를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이 없었다.
사건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윤대권(54)씨는 8일 오전 11시25분께 휠체어에 탄 채로 법정에 출석했다. 미결수임을 나타내는 짙은 갈색 수의를 입은 윤씨는 오른손과 오른쪽 얼굴, 목 등에 화상으로 인한 부상이 심했으며 비교적 상처가 없는 왼손에 수갑이 채워진 상태였다. 윤씨는 그동안 죄책감에 시달려서인지 수척한 상태였으며 판사의 말을 전하는 한인 통역관에게 간간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을 뿐 시종일관 눈을 감은 채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모습이었다.
인정신문은 시작 직후 윤씨 측의 연기요청을 검찰 측이 동의하면서 불과 5분여만에 끝났으며 윤씨는 2명의 법원담당 카운티 셰리프 요원들에 이끌려 법정을 떠났다.
한편 이번 사건의 사회적 충격을 반영하듯 NBC 4, Fox 11 등 주류언론과 한인 언론들이 법정까지 나와 뜨거운 취재경쟁을 벌였다. 윤씨의 변호인은 법정에 출석하자마자 윤씨의 신병안전을 이유로 취재진의 사진촬영 및 비디오 촬영을 거부해 윤씨의 모습을 담기 위해 기다리던 TV카메라 기자들과 사진기자들이 퇴장 조치되기도 했다.
윤씨의 기소를 맡은 토드 힉슨 검사는 “일단 변호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연기에 동의했다고 말하고 “시간을 번만큼 윤씨의 범행동기에 대한 보강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씨가 저지른 범행은 지금까지 겪은 사건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법정 최고형인 사형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는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2일 이혼수속중인 부인과 함께 있던 아들(10)과 딸(11)에게 선물을 사준다며 데리고 나가 다운타운 봉제공장 밀집 지역의 한 골목에서 자신의 승용차인 도요타 세코야에 자녀를 밀어넣고 불을 질러 살해한 혐의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윤씨는 차 밖에서 딸과 말다툼을 벌인 후 딸을 강제로 차에 태웠고 자신도 차안에 들어가 불을 질렀다가 뜨거운 불길이 순식간에 차안에 번지자 혼자 차밖으로 뛰쳐나와 부분 화상만 입은 채 목숨을 건졌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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