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맥 칼럼
▶ 강철은 <전 워싱턴 한인회장>
25년 전 한인회와 지금의 한인회가 달라진 게 있다면 당시 하나였던 워싱턴 한인회가 지금은 3개 한인회로 갈라져 두 한인회는 나름대로 지방정부를 상대로 보조금을 받아가며 나름대로 좋은 사업을 하고 있어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워싱턴 한인회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워싱턴 한인연합회는 한인회 재정확보를 위한다며 회장 입후보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슨 이유에서인지 입후보 자격을 제한하는 회칙 개정을 함으로써 회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일설에는 내세운 이유와는 달리 그들 나름의 다른 계획에 의해 시도됐다는 뒷이야기가 들린다.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임시총회의 문제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 소위 회칙개정을 위한 임시총회가 노인들을 버스로 동원, 전직 한인회장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치판에서나 통하는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는 점이다. 이것이 워싱턴 동포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이다. 이에 책임을 느낀 전직 회장들은 한인회 고문직을 사퇴하고 당사자의 책임을 물어 사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간 전직 회장들은 수 차례에 걸쳐 회칙 개정의 부당성을 지적, 한인회장으로부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기만당한 결과가 되었다. 오죽하면 후임회장을 탄핵하겠다고 했겠는가.
한인회 재정확보
한인회 재정확보 문제는 한인회가 태동할 때부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워싱턴 한인회에서 떨어져나간 두 한인회는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본다.
워싱턴 한인회는 81년 비영리단체 등록과 함께 면세허가를 당시 사무총장인 공인세무사 이선호 씨에 의해 처음으로 받게 된다. 그러나 정부기관으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한인회가 회원을 상대로 교육프로그램이나 봉사 실적이 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인연합회는 이 방안 확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합회 단독으로 준비해 워싱턴 시정부나 연방정부 차원의 보조금 신청이 어렵다면 두 한인회와 연합하여 신청하는 방안도 강구해보아야 할 것이다.
한인회 재정이 어렵다면 돈이 많이 드는 행사는 다른 단체에 넘기는 결단까지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 있는 사람만이 회장으로 입후보할 수 있도록 더욱 강화된다면 한인회는 고립되고 동포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무용론이 나오게 될 것이다.
다시 태어나는 계기 돼야
이번 워싱턴 한인연합회 회칙개정을 계기로 한인회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공청회를 통해 연합회가 재탄생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번 기회가 이 지역 모든 한인회가 제 모습을 다시 한번 가다듬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각 한인회가 사용하는 명칭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하워드 카운티 한인회를 보면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카운티 이름을 붙였지만 가장 모범적이고 바람직한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고맙다. 앞으로 이런 분들이 대접받고 존경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이름을 크게 쓴다고 크게 대접받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우리의 바람
세상은 많이 변했다. 한때는 한인회장이 평통위원이 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회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한인회장이면 당연히 위원이어야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니 역시 세상은 변하기 마련인 모양이다. “나는 현직 회장으로서 미 주류사회에 뿌리 내리도록 하는 나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현직에 있을 때만은 사양하겠다”는 한인회장이 있다면 ‘저런, 바보같으니’ 라고 할까?
동포사회의 지도자들이 한국에서 온 정치인들보다 우리가 사는 이 지역 정치인들과 만나는 사진이 신문에 더 많이 실리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포토맥 칼럼 필진
(가나다 순)
강철은(전 워싱턴지구 한인회장)
김필규(메릴랜드대 정치학과장)
문석호(한국무역협회 미주본부장)
오종남(IMF 상임이사, 전 통계청장)
이인자(몽고메리 칼리지 교수)
장세규(한빛지구촌교회 담임목사)
강철은 <전 워싱턴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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