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항한인장로교회서 운송 맡기로…8일엔 아침식사도
비가 오나 바람 부나 월요일 새벽마다 금문공원을 찾아 청소 한시간. 내 몸도 성치 않은데 그렇게 22년을 하루같이 봉사해온 상항한미노인회(회장 최봉준)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지역 커뮤니티 영웅상을 받고 해외유공단체로 한국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상을 받아서만이 아니라 주변에 그렇게 알아주는 눈들이 있음을 아는 것은 칠순 팔순 노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소였다.
그러나 고민은 있었다. 운송차량 문제였다. 운전도 설고, 길눈도 설고, 그렇다고 누구한테 그 새벽에 태워달라 부탁할 수도 없고, 그래서 몇몇은 모여서 한 차를 타고 엉금엉금 운전해 공원을 찾고, 몇몇은 모여서 버스를 타고, 더러는 버스를 세번이나 갈아타면서 새벽고행을 하기도 했다. SF시청에 은근히 차량제공을 주문하기도 했지만 그곳 사정도 여의치 않은지 머리만 긁적인다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22년을 버텨온 노인들에게 깜짝 희소식이 생겼다. 상항한인장로교회(담임 이강일 목사)가 당장 다음주 월요일(8일)부터 운송편의를 책임지겠다고 한 것이다. 3일 오후 4시쯤 SF한인회관에 들렀다가 최봉준 노인회장을 만나 그 소식을 들은 이 목사는 또 “마침 8일이 어버이날이니까 우리 어르신들께 아침식사도 대접해드리겠다”며 뜻밖 제안에 긴가민가 표정을 짓는 최 회장에게 “우리 회장님 살아계실 동안 계속 (차량제공을) 해드릴테니까 걱정 마시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그 말과 함께 이 목사가 대기중인 교회밴에 얼른 올라타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최 회장은 “아 이거이 살다보니까 참, 오래오래 살아야겠구만”이라며 껄껄 웃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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