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4.5kg나 빠졌지만 그 뿌듯한 보람은…”
키 182cm, 평소체중 92kg. 군살없이 운동으로 다져진 안상석 실리콘밸리상록축구회 회장(사진)은 4월29일 밤 샤워를 끝낸 뒤 몸무게를 재보고는 깜짝 놀랐다. 눈도 저울도 의심스러웠다. -4.5kg.
초등학교 시절부터 안해본 운동이 거의 없고 대학(성균관대)에서도 체육교육학을 전공하고 이후 또한, 비록 프로는 아닐지라도, 선수로 지도자로 산전수전 다 겪은 그였지만 체중계가 하루만에 그런 변덕을 보인 건 처음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SV상록축구회 주최 제12회 실리콘밸리 상록 축구대회(4월29일, SJ링컨고교) 조직위원장으로 대회성공을 위하여, 상록A팀 붙박이 수비수로 경기승리를 위하여, 점심마저 거른 채 이곳저곳 누비느라 몸이 축나는 것에 신경쓸 겨를조차 없었다. 선수단이건 응원단이건 손님이건 보이는 족족 달려가 허리굽혀 인사하고 안내하고, 사소한 분쟁이라도 생기면 만사 제쳐두고 뛰어가 뜯어말려 끝내 웃는 낯으로 돌아서게 만들고, SV상록A팀 경기시간이 닥치면 들고있던 대회진행 메뉴얼을 잠시 본부석 책상위에 괴놓고 곧장 격전의 장으로 뛰어들고, 결승전 연장전까지 뛴 직후 시상식에다 손님환송과 뒷마무리까지….
그날만이 아니었다. 대회준비 착수부터 전날 저녁 경기장 라인긋기까지 한달 넘도록 그의 본업(비즈니스)은 부업처럼 뒷전으로 밀렸다.
대회는 성공작. 축구인 가족들과 노인들을 모시고 13개팀 17게임과 꿈나무축구단 시범게임을 펼쳐놓은 이 대회는 그의 소망대로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되고 독일월드컵 태극전사 응원의 불씨를 지피는 이벤트가 됐다. 게다가 일반업소나 개인상대 후원금을 안걷겠다는 그의 약속(대회비용 1만여달러는 상록회원들의 십시일반 회비와 일부 자발적 후원금으로 충당)도 철저하게 지켜지는 등 작지만 소중한 이정표도 세웠다.
칭찬이 쏟아졌다. SF한인회장으로는 이례적으로 SV단체 주관행사에 격려차 들른 김홍익 회장은 생면부지 안상석 회장의 헌신적인 태도에 “저 친구 정말 열심히…” “역시 운동하는 사람은…” 등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미안해서인지 B그룹 결승전이 끝날 때까지 땡볕 운동장을 뜨지 못했다.
“갈보리침례교회 분들, 노인봉사회분들을 모셔오고 하는 일은 윤범사 부회장님이 해주셨고, 신디 차베스 SJ부시장이나 총영사관 협조를 얻어내는 대외홍보 일은 이현수 부회장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자신에게 쏠리는 칭찬이 부담스러운 듯 안 회장은 도움준 사람들과 도움준 일을 하나하나 꼽기에 바빴다.
“서양수 감독님, SV체육회장을 하신 그분은 군번으로 따지면 그거 하실 분이 아닌데도 감독을 맡아 이창수 코치님과 함께 얼마나 수고하셨는지…. 저는 사실 우리(SV상록팀) 선수들이 누가 누군지 몰라도 될 정도로 잘 해주셨어요. 돈관리 운동장대여 등 복잡한 일은 최성기 재무와 김민경 총무가 빈틈없이 해줘서 저는 (돈이) 얼마 들어오고 나갔는지도 모릅니다. 또 (한국 출장중인) 조성도 대회장님을 대신해서 박서규 임시대회장님께서 그 땡볕에서 온종일 고생하시고…”
독일월드컵 때 북가주 한인사회에 크나큰 붉은 물결이 출렁이는 나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그는 월요일(1일) 출근뒤 직원들에게 눈도장만 찍어놓고 집으로 가 드러누울 정도였지만, 그 와중에도 도움준 사람들 30여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감사전화를 하고서야 눈을 붙였다. <정태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