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도 말고, 학교도 가지 말고, 사지도 팔지도 말자’ - 오는 5월1일 이민자 총파업의 날 주도 단체 중 하나인 멕시칸 정치협회의 구호다.
세계노동절을 기해 친이민법 지지 운동이 단순 시위를 넘어 대규모 파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민커뮤니티 내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한인 업주들의 시선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종업원뿐 아니라 고객들도 대부분 라틴계인 다운타운 봉제 및 의류업계는 물론이고 시위대가 통과하는 한인타운 업소들도 교통 전면 통제로 영업을 포기해야할 형편이다.
라틴계 총파업 지도부의 의견도 갈리고 있다. 강경파는 ‘라틴계 없는 하루’를 실행해 이민자들의 경제적 영향력을 과시하자고 주장한다. “우리는 미국에 일하러 왔지 ‘일하지 말자’고 말하러 온 것 아니다”라며 온건파는 노동자는 퇴근후, 학생들은 방과후에 모여 파업 아닌 시위를 벌이자고 주장한다.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반이민정서의 확대다. 과격한 파업시위는 반이민운동에 대의명분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친이민적인 미국여론의 방향을 반대로 돌리는 역효과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3월말과 4월중순 두 차례에 걸친 전국적인 이민자 시위는 성공적이었다. 미국 대도시의 거리를 메운 수십만 수백만 인파는 이민자의 저력을 충분히 과시했다. 이 대규모 시위로 이민법 개혁안에 대한 찬반논쟁은 한층 격렬해졌으나 이민자, 특히 라틴계의 파워를 무시할 수 없음을 미국은 똑똑히 목격했다. 정치가들은 어떤 식으로든 불체자 사면은 실현되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제인들은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불체자들 없이는 미국이 굴러가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의 여론도 아메리칸드림을 찾아온 이들에겐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77%가 구제에 찬성한다.
친이민법 개혁안을 위한 분위기가 익었다는 의미다. 반이민정서가 온건한 미 중산층에 확대되지 않는 한 희망적이다. ‘불법은 불법’이라는 개념이 체질화된 미국 여론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부득이해 불체자가 되었지만 어느 미국인 못지않게 건강하고 선량한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5월1일의 LA시위는 두 줄기다. 하나는 파업과 함께 12시부터 다운타운에서, 또 하나는 퇴근과 방과후인 오후 3시부터 윌셔가를 따라가는 행진이다. 이번 시위 역시 평화롭게 끝나기를 라틴계 지도부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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