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달을 맞아 지난 주말 메릴랜드 모 교회에서 행사하는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양의 콘서트를 감상했다.
희아는 양쪽 손에 손가락이 네 개뿐이고 무릎 아래는 다리가 없는 선천성사지기형의 1급 장애인으로 태어났다. 희아 엄마는 연필을 쥘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 6살 때부터 피아노를 가르쳤다. 손의 피부가 벗겨져 피가 나고 짓무르지 않은 날이 없었으며 건반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때 피아노를 치지 않았으면 장애를 슬퍼하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고 한다. 또한 희아는 손가락 두개도 감사하고 사랑을 담은 연주에는 네 손가락도 충분하다고 한다.
희아는 어느 누구보다도 밝고 건전하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희망의 전도사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5년이나 연습했다는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주할 때는 음악에 문외한인 나조차 희아의 네 손을 통해 내 가슴속으로 전달되는 피아노 선율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마이 웨이’를 부르는 희아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하느님은 희아를 통해 절망과 시련에 빠진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을 선사하는 은사를 주셨다.
위대한 예술가 뒤에는 언제나 훌륭한 어머니가 있다. 간증을 통해 들은 희아 엄마 우갑선 씨의 삶은 감동, 그 자체였다. 원호병원에서 간호사로 척수 장애인인 희아 아빠를 운명적으로 만났다. 그 당시 희아 아빠는 육군소위로 대간첩 작전 수행 중 차량사고로 순식간에 척수장애자가 되었다. 늘 희아 아빠는 몸이 불편해도 주위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다.
희아 엄마도 그런 그에게 당신의 다리가 되어주겠다며 어려운 결혼을 했다. 임신은 기대를 안 했는데 결혼 8년만에아이를 가져 세상을 다 얻은 듯 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임신 5개월 때 초음파 검사를 통해 기형아임을 알았 다. 그래도 하느님 뜻이라고 순종하는 마음에서 아기를 낳았다. 아기를 낳고 일주일이 지나도 시집에서 아기를 보여주지 않고 캐나다에 입양시킨다고 했다. 희아 엄마는 내가 엄마인데 3일만 보겠다고 했다. 희아 손이 튤립같이 이쁘게 보였다. 어렵게 가진 아기 내가 키운다고 시집 몰래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부터 희아와 엄마의 피나는 노력이 시작됐다. 6살 때부터 시작한 피아노를 기초가 잡힐 때부터 하루에 10시간 이상 피아노 연습을 시켰다.
희아 엄마는 하느님의 뜻이 있어 희아가 생겼고 이제는 삶의 버팀목이 되었다고 했다.
이 세상에 완전하고 완벽한 인간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다 크고 작은 정신적, 육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단지 장애의 정도가 더 클 뿐이다. 그리고 일생을 살면서 사고로 또는 노화로 누구나 장애인이 될 확률은 있다.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나와 무관한 남의 얘기가 아니다. 장애인을 나와 무관하게 보지 않고 함께 어울리며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바란다.
채수희/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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