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수면제 제조사들이 요즘 잠을 설치고 있다. 고객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이리 뒹굴고 저리 구른다. 새노피-아벤티스의 앰비언(Ambien)은 14년 전 연방식품의약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당시에는 대단한 스토리였다. 잠을 설치거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었다. 그 이후로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앰비언은 ‘소중한 밤 친구’였다. 그런데 바로 이 ‘친구’에게 문제가 생겼다. 앰비언을 복용한 사람들의 행동에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미 오래 전부터 당국은 앰비언의 부작용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실시해 왔다. 식습관의 불균형은 물론 자다 말고 운전을 한다거나 물건을 훔치는 기이한 행동을 바로 이 앰비언이 촉발한다는 지적에 대한 조사다.
‘앰비언’ 복용 후 무의식 중 집 부엌 헤집고 다녀
수면 중 낯선 이에게 문 열어 줘 성폭행 당해
피해 주장 300여 명 제약사 상대 집단 소송
제약사 “안전한 약… 몽유 원인 근거 없다”
과다복용 삼가고 의사처방 따르면 효과
플로리다의 가정주부 제닛 매키넨(55)은 30년 넘게 불면증에 시달렸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니 일에 능률이 오를 리 없다. 참다못해 의사를 찾은 그녀는 앰비언을 처방 받았다. 만성질환을 고칠 수 있다는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지난해 2,660만명의 미국인이 침대에서 뒤척이다 앰비언을 처방 받았다.
매키넨은 앰비언을 복용하면서부터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보니 부엌의 쌀통이 절반 가량 비어 있었고 사탕봉지도 열려 있었다. 매키넨은 자신이 모르는 새 야밤에 무언가 부엌에서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매키넨은 이러한 자신의 ‘기행’이 앰비언 때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신과 비슷한 후유증을 적은 인터넷 글을 읽고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매키넨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의사에게 전화를 해, 이를 어쩌면 좋으냐고 매달렸다”고 했다.
이러한 불평을 듣는 의사들이 전국에 수두룩하다. 이제는 사회문제화 하다시피 번질 조짐이다. 그러나 앰비언 제조사인 새노피-아벤티스는 이러한 부작용이 아주 미미하다고 했다.
실험 결과 앰비언 복용중 몽유증세를 보이는 경우는 1,000명당 1명꼴도 안 된다고 했다. 회사 측 자문역인 프랭크 스타인버그 박사는 “의사의 처방대로 복용한다면 앰비언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이라고 해명했다.
뉴욕의 변호사 수잔 래스크는 매키넨을 포함해, 자다가 일어나 행동하는 일명 ‘앰비언 좀비’ 현상을 경험한 300여명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 래스크는 제약사 새노피-아반테스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한 원고는 잠자다가 무의식 상태에서 낯선 사람에게 문을 주는 바람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새노피-아반테스 측은 “복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앰비언이 아주 드물긴 하지만 ‘몽유’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수면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어느 정도 자주 발생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이들은 최근 기록된 사례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수면제의 부작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미네소타 리저널 수면장애 센터의 미셸 크레이머-보맨 박사는 “몽유증세가 생각했던 것보다 한결 다양한 양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면 효과로 수면을 유도하는 약들은 약간의 중독성이 있으며 기억손상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연방식품의약청은 이 약을 한 번에 1주일이나 10일 이상 계속 복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수면제가 기이한 행동을 일으킨 유일한 요인이라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
미국 성인 6%는 몽유증세를 보인다. 300만명은 자다가 먹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존의 문제를 수면제가 더 자극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또 일부 환자들은 약을 과다 복용하거나 다른 약 또는 술과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럴 경우 부작용이 가시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빈속에 먹지 않으면 약효가 두드러지지 않게 되고, 환자들은 확실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위해 과다 복용을 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일을 하다가 점점 졸음이 오게 되고 잠에 빠져들면서 하던 일을 계속하게 되는 상황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앰비언은 매우 안전한 약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부작용에만 주목해 수면제의 도움이 필요한 데도 이를 기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했다.
부작용이 무서워 이 약들의 효과를 외면하는 것은 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의사의 처방과 지시를 정확히 따르라는 조언이다. 그러면 의사나 환자나 모두 좀 더 안락한 잠을 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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