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회장의 한숨
팔순의 모 노인회장은 요즘 무척 괴롭다. 월요일인 10일에는, 그 노인회가 지난 22년동안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해온 금문공원 청소봉사에도 빠졌을 정도다. (본보는 더이상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싫다는 ‘그분’의 뜻에 따라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다.)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그 노인회에 2차례나 찾아가 만찬티켓 8장(800달러)을 판매한 북가주나라사랑어머니회 이용해 총무의 상식이하 무용담(?)이 본보 6일자 A3면 프리즘(제목 “노인회 돈 받아내 불우이웃 돕기를?”)을 통해 알려진 뒤, 마치 자신이 이를 언론에 일러바친 사람처럼 따지는 몇몇 사람들 때문이다.
한국에서 39년동안 교단을 지키면서 남들로부터 싫은 소리를 거의 듣지 않고 올곧게 살았다고 자부해온 ‘그분’은 다른 경로를 통해 전모를 거의다 파악하고 찾아온 기자에게 예의 거짓말을 못하는 성품 때문에 마지못해 확인해줬을 뿐인데도, 그런 소리를 듣게 돼 안그래도 가쁜 팔순의 심신이 더욱 처져버린 것이다.
다른 노인들에 따르면, ‘그분’의 심신을 지치게 한 사람들 가운데 문제의 이 총무도 끼어있는 모양이다. 아니, 선봉에 선 것 같다. 이 총무는 기사가 나간 날 이른 아침에 전화를 걸어 “그 돈 돌려주면 되겠네요”라며 분풀이성 핀잔을 준 뒤 “그런 걸 왜 언론에 흘렸느냐”는 식으로 쏘아붙였다고 한다.
한 노인은 “요새 경기도 어렵고 해마다 손 내미는 것도 뭐하고 해서 우리는 저번에 창립기념일(2월28일) 행사도 여기(회관)서 우리끼리 간소하게 했는데 말이지, 또 우리 회원들 한달 회비 10불씩 다 내도 적잔데 말이지, 뭐 여기까지 찾아와서…”라고 혀를 찬 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여야 될 사람이 그런 못된 전화까지 하다니…”라며 말끝을 맺지 못했다. 어느 단체장은 덧붙였다. “경우가 없어도 분수가 있지 항상 잘 모시고 보살펴드려야 할 분들한테까지 그런 식으로 하니까 우리(단체장들 또는 단체임원들)가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 것 아니냐”며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더니…”라고 못마땅해 했다.
그 노인회 회원은 70-80명이나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노인은 약 50명이다. 그중 월회비 10달러를 제대로 못내는 회원들이 더러 있어 한달에 걷히는 회비는, 이 총무가 그곳에서 판 티켓값의 절반인 400달러정도다. 이것으로 전기 전화 수도요금 등 유틸리티비용을 메꾸는 데도 빠듯한 실정이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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