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훈련소라면 흙먼지를 뒤집어쓴 병사들과 불을 뿜는 전차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직접 방문한 바스토우의 미육군 사막전 훈련소(포트 어윈)는 군부대라기 보다는 잘 꾸며진 한적한 시골마을에 가까웠다.
주방딸린 10평 독방·푸짐한 음식
마치 호텔같은 사병막사
한인 입대예정자·가족들 군생활 탐방
레크레이션 센터에 대학시설까지 갖춰
구급헬기 5대 등 병원도 첨단장비 가득
지난 1일 USC 모병소의 손정우 모병관과 입대 예정자 및 가족들로 구성된 훈련소 탐방팀이 LA를 떠난 것은 오전 7시께.
훈련소로 가는 동안 손 모병관은 “한인 입대자들과 부모들이 군대에 대해 가진 선입견은 거의가 한국군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실제로 미군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입대 전 가질 수 있는 불안감을 줄여 편안하게 입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탐방 프로그램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날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미 입대가 결정된 한인 2명과 입대준비중인 한인 1명이 앞으로 몸담을 군대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 동행했다.
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훈련장 입구 주변 바위산에는 훈련소를 거쳐간 부대원들이 그려놓은 부대마크들이 이곳이 군 훈련장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처음 우리 일행을 맞이한 것은 현대식으로 지어진 막사. 근처를 지나던 훈련병을 따라 들어간 막사는 호텔에 가까운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실내를 안내한 칼 버틀러 사전트(제10산악사단)는 “화장실과 작은 주방이 딸린 10평 크기의 방을 혼자 사용하고 있다”며 입대를 앞둔 후배 한인들을 안심시켰다.
막사를 돌아본 후 방문한 식당은 영양만점의 맛있는 메뉴가 즐비했다.
오는 16일 입대를 앞둔 변현호(19, LA)씨는 “군대에서는 배만 채울 정도로 음식을 준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잘먹으면 오히려 집에 있을 때 보다 살찌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의무병으로 입대하는 변씨를 위해 특별히 준비된 병원 투어에서는 존 델루나 사전트(제11기갑사단)의 안내로 응급실과 실험실에 들어가 장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델루나 사전트는 “포트 어윈의 군병원은 일반 군병원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라고 말했으나 병원안에 갖춰진 각종 고급장비와 병원 앞 활주로에 대기중인 구급헬기 5대는 이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가늠하게 했다.
포트 어윈에는 막사, 식당, 병원 이외에 PX와 은행, 레크리에이션 센터,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없는 시설이 없었다. 이렇게 많은 시설이 존재하다 보니 훈련소 내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한인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PX에서 하비샵을 운영하는 박진숙(50)씨는 1991년부터 포트 어윈과 인연을 맺었다. 박씨는 “어림잡아 지금까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하는 훈련병들 중 10여명의 한인들 만난 것 같다”며 “새로 입대하는 한인들을 보니 주류사회로 뻗어 가는 한인 커뮤니티의 위상을 보는 것 같아 기쁘다”며 예비 군인들의 건승을 기원했다.
포트 어윈은 1940년대 로켓 테스트장으로 시작해 1951년 한국전쟁에 참전하는 기갑부대 훈련장으로 개편되며 캠프 어원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후 1958년 제11기갑사단이 진주하면서 포트 어윈으로 격상됐으며 모하비 사막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되는 부대들이 파병 전 사막 적응훈련을 받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심민규 기자>
포트 어윈을 방문한 한인 입대 지원자들이 손정우 모병관과 함께 보람된 군생활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광훈씨, 이승준씨, 손정우 모병관, 변현호씨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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