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스쿠버 동호회 ‘바다사랑’(회장 변용복) 회원들이 바다에 뛰어들고 있다. <심민규 기자>
청정 세상속으로‘풍덩’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바다. 누구에게나 허락된 곳은 아니기에 더 신비롭고 경외하다. LA지역 한인 스킨스쿠버 동호회 ‘바다사랑’(회장 변용복) 회원들은 숨겨진 바다 속 비경을 찾아 오늘도 공기통을 메고 거친 파도 속으로 뛰어든다.
“반갑다 물개들아”
태초의 고요 속에 잠기면
세상근심 어느새 씻겨나가
막 잡아올린 해산물 맛에
삶도 희망으로 펄떡펄떡
아직 때늦은 꽃샘추위로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1일 밤 레돈도비치의 킹하버에 모인 회원들은 다이빙에 대한 열정 때문인지 구슬땀을 흘리며 장비를 배로 옮기고 있었다. 이들이 타고갈 55톤급 소형 어선인 퍼시픽 스타호의 데이빗 하비(50)선장은 “날씨가 좋지 않아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부터 했다. 그러나 선장의 근심도 몇 달동안 다이빙 여행을 학수고대해온 회원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레돈도비치에서 8시간 거리에 위치한 샌 닉. 가주 연안 섬들 중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현재 해군 무기 시험장으로 사용중이다. 이곳은 해류가 강하고 수온이 낮아 다이빙하기에 약간 불편한 감이 있지만 아름다운 해산자원이 풍부해 다이버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출항한 시각은 오후 11시30분께.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은 파도에 요동치는 배 위에서 여유있게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첫 항해에 나서는 기자는 변용복(39, LA) 회장이 미소지으며 던진 “오늘 파도가 심해 멀미 단단히 하겠다”는 경고처럼 파도의 높이만큼이나 어지러움에 시달려 술 한잔 못하는 고난의 여행을 시작했다.
친구의 권유로 다이빙을 시작했다는 변 회장은 4년 경력의 다이버. 그는 다이빙의 매력을 ‘새로운 세상과의 조우’에서 찾았다. “고요한 바다 속을 헤엄치며 수중세계를 구경하다 보면 모든 근심을 잊을 수 있습니다.”
2일 오전 7시께 샌 닉 앞 바다에 도착하자 회원들은 시간이 아깝다는 듯 서둘러 장비를 챙겨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 배가 정박한 다이빙 포인트는 수심 45피트 지점으로 하비 선장은 “다이빙 시간이 적어 상대적으로 피로가 덜한 저수심 지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다이버들이 뛰어들자 물개들이 반갑다는 듯이 다이버들을 둘러쌌다. 이번이 두 번째 바다 다이빙이라는 제이미 강(26, LA)씨는 “물개를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며 겁을 집어먹고 뒷걸음을 치는 기자를 머쓱하게 했다. 강씨는 남자친구인 데니스 박(23, 가든그로브)씨와 함께 다이빙을 배운 케이스다. 이들은 “같은 취미를 가지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좋다”며 다이빙 자랑에 입을 모았다.
다이빙은 싱싱한 해산물을 즉석해서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다이버들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제한적 사냥을 즐기고 있다. ‘바다사랑’ 동호회 회원 중 경력자들도 낚시면허를 취득해 스피어 건을 들고 수중사냥에 나서기도 한다. 수온이 찬 샌 닉에서 잡히는 물고기들은 맛이 뛰어나 이날도 몇몇 회원들이 잡아온 싱싱한 혹돔회는 회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줬다.
예정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자 회원들은 아쉬움을 안고 장비를 챙기고 퍼시픽 스타호는 뱃머리를 돌려 레돈도비치로 향했다. 짧은 다이빙을 위해 기꺼이 16시간의 뱃길에 오른 이들이야말로 ‘다이빙’을 사랑하는 진정한 다이버들이었다. 문의 (213) 272-1181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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