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모양으로 썬 호박과 찹쌀 부꾸미를 넣어 만든 궁중 잡채 월과채.
새우, 두부, 대파를 하나씩 빼먹는 재미가 쏠쏠한 새우두부산적.
월과채·새우두부산적 등
재료 구하기 쉽고
집에서 쉽게 만들수 있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이란 드라마 덕분에 우리에게 조금은 친숙해진 궁중요리. 그 드라마가 한창 방송될 때 TV 화면으로 비춰지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갖가지 궁중요리들은 맛깔스럽다못해 화려하고 아름답기까지 했다.
하지만 화려하고 맛깔스럽던 음식들은 시쳇말로 ‘화면(?)에 떡’이었을 뿐 드라마가 막을 내리자 궁중요리에 대한 관심도 시들해져버린 요즘이다.
어쩌면 일생동안 한번도 못 먹어볼 수도 있는 궁중요리. 만드는 과정이 특별히 어렵다거나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건만 그저 TV 화면에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한 요리 정도로 여기는 건 우리 머릿속에 단단히 자리잡은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
“집에서 궁중요리를 만들어 먹으려면 좀 번거롭긴 해요. 평소 해먹는 한식에 비해서 손이 많이 가는 게 사실이거든요. 하지만 궁중요리도 따지고 보면 한식이잖아요. 매일 요리하는 한식보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누구나 해먹을 수 있는 것 또한 궁중요리이기도 합니다
다이아몬드바에서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궁중요리 전문가 조경희씨의 설명이다. 지난 주 조씨가 쿠킹 클래스에서 소개한 메뉴는 월과채, 새우두부산적, 찹쌀 부꾸미.
식사 후 후식은 물론 아이들 간식으로도 그만인 찹쌀 부꾸미.
월과채는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이 우리 나라에 들어오기 전 궁중에서 즐겨 만들어 먹던 잡채의 한 종류인데 밥반찬으로 차려도 좋고 메인 요리로도 손색이 없다.
전통 잡채 월과채는 호박, 양파, 당근, 쇠고기, 표고버섯 등을 한입 크기로 썰어 프라이팬에 볶은 다음 한데 섞어 양념하여 만드는데, 찹쌀 가루를 익반죽하여 만든 찹쌀 부꾸미를 당면대신 넣는다.
월과채라 부르게 된 것은 호박을 반을 잘라 가운데 씨 부분을 V자로 파낸 다음 반달 모양으로 썰어 넣은 호박의 모양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즐겨 먹는 잡채는 각종 야채를 당면처럼 가늘게 채 썰어 볶아 만들지만 궁중요리인 월과채에 들어가는 야채와 고기는 반달 모양의 호박처럼 큼직하게 한입 크기로 썰어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각 재료마다 고유의 맛을 살려주는 정도의 밑간은 미리 해 두는 것이 맛있는 궁중요리를 만드는 포인트다.
당면대신 넣는 찹쌀 부꾸미는 월과채에 넣어도 좋지만, 기름을 넉넉히 두른 프라이팬에 지져낸 다음 대추와 잣으로 고명을 얹어 장식하면 간단하지만 훌륭한 전통 후식이 된다. 먹기 전 완성된 찹쌀 부꾸미 위에 꿀이나 설탕을 뿌려 내면 요즘 아이들도 좋아하는 간식으로도 손색 없다.
찹쌀 가루는 시중 마켓에서 파는 찹쌀가루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한데, 매우 건조하므로 반죽할 때 물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 맛있는 찹쌀 부꾸미 반죽은 일반 수제비 반죽보다 조금 질게 해야 맛있다고 한다.
새우, 두부, 대파를 차례로 꽂아 하나씩 빼먹는 재미가 쏠쏠한 새우두부산적은 만들기도 간편하고 색다른 맛이 나는 전통 음식으로 월과채와 곁들이면 식탁이 한결 풍성해진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음식인 ‘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산적과 누름적. 재료에 달걀을 푼 달걀 물을 익혀 지지는 것을 누름적이라고 하고, 달걀 물을 입히지 않고 그냥 기름에 부쳐 내는 것을 산적이라 한다. 산적은 꼬치에 끼울 각 재료의 크기를 모두 비슷하게 자른 다음 하나씩 끼워야 나중에 부쳐내도 깔끔하다. 또한 꼬치 양쪽 끝에는 육류나 해물을 끼워야 재료가 빠지지 않으며, 야채를 끝에 끼우면 물이 빠져 나와 지저분해지기 쉬우므로 유의한다.
조금 멀게 느껴졌던 궁중요리. 큰맘 먹고 가족들을 위해 장금이가 한번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가족과 함께 하는 주말에 딱 어울리는 별미 요리로, 특별한 기념일을 축하하는 추억의 요리로 활용하면 평범한 일상이 한결 풍성해질 것 같다.
글·사진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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