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못 준다고 하지 “
기부금에 얽힌 회한, 양성덕 EB노인회장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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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열린 EB한미노인봉사회의 창립 26주년 기념식에는 주요 단체장과 후원자들이 대거 참석하고 노인회 합창단이 고운 한복을 입고 나오는 등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행사의 주인공인 양성덕 노인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친목단체를 넘어서 각종 사회복지 혜택제공과 노인대학 등을 운영하는 노인봉사회의 발전상을 열거하며 감격적인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취약한 재정상황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양회장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연간 19만달러의 예산중 5만달러를 한인사회의 각종 기부금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을 토로하던 중 양회장은 “기부금을 받으러 업소를 방문했을 때 (주인이) 없다고 해서 되돌아서 나올 때는 얼마나 서글픈지 모른다”면서 “차라리 (기부금을) 못 준다고 하는 것이 낫지, 왜 거짓말로 노인들을 희롱하느냐”며 목이 메었다.
작심한 듯 그동한의 회한을 모두 털어놓기 시작한 양회장은 “기부금을 받으러 가면 ‘보내준다’며 미루다가 두번 세번 찾아가면 ‘다음에 오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문을 잠근 채 ‘사장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면서 “처음부터 안 주겠다고 했으면 될 일을 돈 몇푼으로 노인을 우롱하는 것은 기막힌 일”이라고 끝내 눈물을 글썽거렸다.
양회장은 “이런 실정 속에서 적게는 100달러부터 크게는 3천달러까지 도와주는 후원자들이 더욱 고마울 따름”이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참석자들은 남모르는 애환을 감내하고 있는 노인회 임원들에게 가슴 속으로부터 박수를 보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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