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돈 안 드는 선거를 다짐한다. 나름의 참신한 공약을 내건다. ‘이번에는 혹시…’ 하는 기대감이 높아간다. 후보등록이 마감되는 시점쯤 되면 ‘혹시나’의 기대는 ‘역시나’로 바뀐다. 갑자기 경로사상이 팽배한다. 최다 표밭인 노인단체를 의식해서다. 야간업소가 흥청거린다. 표 몰이를 위해 사람들을 불러내 먹고 마시고 하는 탓이다. 공명선거를 외치면서 뒤로는 금품공세가 시작된 거다. 당초의 다짐은 간데 없다. 어느 틈에 과열에, 금권 선거로 판은 변해가고 있다. 그 정황에서 투표는 실시되고 새 회장이 선출된다. 이로 끝나는 게 아니다.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뒤탈이 난다. 소송이다.
LA 한인회, 남가주를 대표한다는 한인단체, 그 단체장을 뽑는 선거시즌이면 한인사회가 앓는 병이다. 깨끗한 선거, 돈 안 드는 선거는 공염불이었다. 이번 한인회 선거에서도 그 징후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온갖 얘기들이 들려온다. ‘1인당 100달러씩 잡고 100만달러를 쓰겠다’ ‘세 과시를 위한 모임에 거액이 들었다’등등. 거기다가 표를 미끼로 출마예정자들에게 억지로 향응을 받아내는 케이스도 적지 않다는 말도 들린다. 한 출마예정자는 늦은 밤 술자리에 불려나가기 바쁘다고 한다. 얼굴께나 알려진 사람들이 불러내 계산을 치르게 해서다. 일부 단체들은 예정에도 없던 모임을 갖고 출마예정자를 초청한다고 한다. 그 이유란 게 뻔하다는 주변의 말이다.
한인회는 다수 한인들의 관심대상이 아니다. 역대 한인회장 투표율로 보아서 우선 그렇다. 또 이제는 한인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된 1.5세, 2세들이 한인회에 관심조차 안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말하자면 한인회와 내 생활은 전혀 무관하다는 게 한인들의 일반적 정서다. 왜 이토록 무관심한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으로 설명될 수밖에 없다. 앞서 지적대로 한인회 선거가 열렸다 하면 반드시 탈이 나서다. 봉사에는 관심이 없고 감투에만 연연한 결과다. 이런 추태에 대다수 한인들은 고개를 내젓고 있다. 그리고 많은 2세들의 경우 커뮤니티 봉사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절망감, 패배감만 안겨주는 한인회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한인회라면 존재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을 관계 당사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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