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표 에베레스트 등정 일주일 앞두고 김명준씨팀 마무리 훈련
12일 오전 샌버나디노 산맥. 산등성이를 따라 60개의 발자국이 긴 흔적을 남기며 행렬을 이어갔다.
뿌연 안개가 눈발로 모습을 바꾸자 한인 산악대원들의 호흡은 2박자에서 3박자, 4박자로 바빠지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세계 7대륙 최고봉에 도전하는 한인 최고령자 김명준(64)씨의 도전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남극 대륙을 굴복시켰던 김씨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2만9,035피트)를 기꺼이 품에 안을 준비를 끝냈다.
재미산악회 회원 27명은 김씨를 포함한 3명의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돕기 위해 이날 샌버나디노 산맥의 온타리오 피크 트레일에 모였다. 산악 회원들은 쌀쌀한 날씨와 뿌연 안개로 범벅이 된 날씨를 뒤로한 채 3,000피트의 급경사를 오르내리는 훈련을 오전 8시 감행했다.
산행이 시작되자 김씨가 앞장을 서며 회원들을 이끌었다. 폴을 잡은 김씨의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에베레스트의 손맛을 다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씨는 “마지막 고지로 남아 있는 에베레스트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흥분된다”며 한인 최고령 등정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순간 순간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하는 산악인의 운명을 반영하듯 무표정이었다.
1998년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를 정복한 김씨는 이후 차례차례 각 대륙의 신천지를 밟으며 기록의 사나이로 변신을 해 나갔다. 김씨는 결국 2004년 남극 등반마저 성공, 6개 대륙의 최고봉을 정복한 철인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씨는 “사서 고생을 한다”는 일반인들의 색안경을 뒤로 한 채 담담히 등정기를 풀어나갔다.
샌버나디노 산맥에서 산악 훈련을 펼친 재미산악회 회원들이 힘찬 도전을 자신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김씨는 “별 이유 있나요.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이 나이에도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을 뿐”이라며 등산은 육체적 나이를 무의미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가파른 산등성이 등반에 산악 대원들은 연신 숨가쁜 입김을 뿜어냈다. 이날 목표였던 3,000피트 고도에 육박하자 또다시 눈발이 날리며 대원들의 하산 길을 재촉했다. 7시간의 등반을 종료되자 김씨는 “에베레스트에 한 발짝 다가간 느낌”이라며 “반드시 성공해 한국인의 위상을 펼쳐 보이겠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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