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를 부인하지 못한다. 홍수가 지나가고 난 뒤 복구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아직은 얼마의 피해가 발생했는지 계산할 수 없다. 빠르면 2006년 9월쯤, 늦으면 2007년 5월쯤 더 정확히 파악될 것으로 생각된다.
과다한 모기지에 큰 부담을 느끼고 불안해한다. 이미 계약금을 포기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서 콘도 구입 계약금을 포기한 분들도 많다. 부동산 중개인을 고소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본인이 결정한 것이니 당신이 책임져라 식의 대처에 답답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Professional Due Care’ 라는 말이 있다. 전문가로서 고객을 잘 인도해야하는 책임의 정신을 표현한다.
지난 몇 년간의 부동산 시장의 성황은 한집 건너 한집마다 부동산 중개인 자격증을 갖게 했고 융자업을 시작한 분들이 많이 늘어나게 했다. 신문을 보면 온통 부동산 중개인들과 융자하는 분들의 광고뿐이다. 이제 막 시작한 분들이 모두 전문가라는 문구로 광고에 표현한다. 능력있는 중개인처럼 표현하기 위해 자신들의 매물도 아니며, 이미 팔린 매물들을 광고해서 구매자의 전화 연락을 유도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대부분 거짓 매물인 것 아시죠 라는 불신을 만들어내 선의의 피해자들도 있게 했다.
신문사들도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실어야하는 형편도 이해한다. 그래도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상반되는 시장 동향의 견해를 같이 실어 구독자들로 하여금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진정한 전문가는 고객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계획해서 합당하고 정직한 길로 인도해야한다.(비록 이성적이지 못한 손님이라도) 만약 당신의 안내에 동의하지 않으면, 차라리 그 손님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비록 돈 벌어서, 배가 불러 작은 것은 안 한다는 거짓된 소문거리가 된다해도)
소비자들도 부동산 중개인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팽배하다. 중개인들이 무슨 차를 타고 다니는가를 보고 그들의 능력을 평가한다. 너무 많은 중개인들의 출현으로 그들의 전문성이나 서비스 비교는 무시한 채 커미션 싼 것만, 그리고 리베이트에만 관심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한테 주택을 내놓기만 해도, 수일 내에 바이어들이 몰려들었고, 주택을 사고 얼마만 지나면 시세가 급등을 했으니까 전문성이나 서비스를 비교 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막 부동산 면허를 받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같이 일할 테니 커미션을 70대30으로 나누자고 요구한다. 기가 막힐 소리다. 다른 데는 그렇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 계약서 하나 쓸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중개인 자격증 하나 있다고 지나친 요구를 한다. 이런 실정이었으니 서비스가 오죽했을까.
부동산 브로커로서 에이전트가 많은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물론 사람이 많으면 여기저기서 한 케이스라도 더 많이 생기겠지만, 상대적으로 브로커의 책임과 관리가 늘어 실수가 발생하기 쉽다. 에이전트들의 실수는 곧 브로커의 책임이고 전문성의 결여로 연결된다.
쉽게 돈을 벌던 시기는 지나갔다. 진정한 전문가가 되자. 매너도 서비스도 업 그레이드 하고, 실력을 갖추고, 제대로 일하자.
바뀌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형편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주택 판매나 구매에 앞서 신중을 기하게 할 것이고 진정한 전문가의 도움을 요구하게 할 것이다.
하루 속히 부동산 시장이 정리되고 안정을 찾아 진정한 전문인들이 인정받는 때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이경환 <부동산중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