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목회 45년째를 맞는 방지각 목사(사진.뉴욕 효신장로교회). 후임자는 이미 정해놨고 금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미주 한인 교계의 대표적인 원로 가운데 한 분으로 통하는 방목사는 요즘 새로운 소명을 받고 분주하다. 세계적 기독교 구호기관 월드비전의 뉴욕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후원자 감사의 밤‘에 설교자로 초청돼 베푸는 삶이 누리는 복을 역설했다. 전날인 19일에는 영생장로교회에서 설교했다.
그는 월드비전 코리아데스크가 벌이는 아동 후원 결연 캠페인 ‘한 생명 살리기 주일예배 대행진’의 동부지역 순회 강사이기도 하다.
하나님과의 긴 교제 속에 쌓인 영성과 연륜 때문일까? “난 설교를 길게 못한다”고 겸손해 하지만 그의 설교는 할아버지의 푸근한 이야기처럼 듣는 사람들을 쉽게 무장해제시켜 버린다.
‘감사의 밤‘ 설교에서 방 목사는 목회자들에게 지장, 덕장이 아닌 ‘복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아무리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나도 시편 1편에 나오는 사람처럼 하나님의 복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효신장로교회가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1996년 9월이었습니다. 새벽기도에배 한 시간 전에 발생한 가스 폭발로 3년된 교회가 전소됐어요. 위기였지요. 그런데 코스타리카에서 봉사하는 한 선교사님이 전화를 해서 교회 건축을 도와달라는 거예요. 우리 사정을 얘기했지요. 사흘 후에 이 선교사님이 또 전화를 해서 그래도 도와달라는 겁니다. ‘성령께서 어떤 뜻을 가지고 말씀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어렵게 성도들이 2만달러의 기금을 마련해 보내줬다.
그 후 하나님은 정확하게 120배로 갚아주셨다. 2년 반만에 전보다 더 큰 교회를 완공했을 뿐 아니라 부속 건물들도 구입할 수 있었다.
화재 후 건물이 없어 성도들의 결혼식도 못했지만 한인교회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워싱턴에서는 휄로쉽교회가 온정을 보내왔고 한아름 등 한인 운영 기업의 후원도 적지 않았다. 성도인 홍혜경씨는 퀸즈 칼리지에서 재건축 자선음악회를 열었는데 초만원을 이뤘다.
월드비전 후원은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는 한 방편이다.
방 목사와 월드비전과의 인연은 50년 전으로 올라간다. 밥 피어스 목사와 한경직 목사가 한국 월드비전 창립예배를 드리는 현장에 우연히 참석하게 됐고 지금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후원자가 됐다.
방 목사는 “성도들이 사랑의 일에 한마음으로 전념할 때 교회가 평안해진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사도 바울의 삶을 봐도 선교 뿐 아니라 구제에도 열심이었다는 것. 총신대 교수로 있는 문석호 목사가 내년에 정식 부임하면 더 자유롭게 일할 생각이다.
지혜를 구하는 후배들에게 방목사는 ‘디모데전서 4장 14-16절’을 늘 들려준다.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라’ ‘네 자신을 잘 관리해라’ ‘능력있는 설교를 하라’ ... 특히 목사는 진리를 ‘세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설교가 끝난 후 성도들이 다 진리를 사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설교는 하나마나다. 대장금 연기자들이 대사를 미리받고 눈물을 흘렸다는데 말씀을 받고 내가 먼저 감동을 받지 못하면 곤란하다.
“효신교회가 다음 세대를 키워 은혜롭게 신구교체를 이루는 롤 모델이 됐으면 한다”는 방 목사의 셋째 아들은 맨하탄 코너스톤교회를 담임하며 영적인 계보를 잇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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