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만인 평등이라는 신념에서 출발하는 정치적이고 완전한 신념체계를 이루고 있다. 개개인의 신분의 귀천이나 빈부에 관계없이 사회 구성원의 자유와 인격이 함께 존중되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민주주의는 시작된 것이다. 민주주의란 사회 구성원간의 공존의 합의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어떤 이유와 명분을 내세우든 너와 내가 같은 자격으로 이 땅에서 자유를 누리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벗어나 공존공영의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결코 민주주의의 신봉자라고 할 수 없다. 일인 전제, 소수지배의 귀족정치뿐만 아니라 한 계급만이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계급독재론도 반민주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의 핵심을 이루는 자유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약속들이 지켜져야 한다. 상호 합의한 사항들이 지켜질 때 비로소 나의 행동에 대한 상대방의 대응에 대한 기대가 가능해지고 그 기대에 따라 내가 나의 행동을 계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 속의 수많은 약속, 계약 등 총체적인 합의를 우리는 질서라 부른다. 안정된 질서라고 한다면 모두가 약속을 잘 준수하고 사회적으로는 약속을 잘 지키도록 만드는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뜻이다. 무질서는 사회의 기대 구조를 무너뜨리며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자유를 위협하는 가장 반민주적인 현상이라고 하는 논리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아직도 민주화 물결의 와중에 있다. 그러나 이 물결 속에는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질서 파괴의 반민주적인 흐름이 섞여있어 민주인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군사동맹국인 미국의 힘으로 지켜져 온 것이라는 사실이라든지, 공산주의자들의 위장 평화공세의 저의 등을 알려고 하지 않는 젊은 세대의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 정부의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의 생각은 선명한 것인지?
우리는 강대국들 속에서 자주권을 확보하려면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필수적이라고 믿어야 한다. 이제는 중국의 군사위협을 전제하고 북한의 전쟁기도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의한 안전보장이 절대 필요하고 미국의 방위의지를 실증하기 위해서는 최소한도의 미군이 주둔해야 한다고 우리 국민은 믿고 있다. 우리의 북방외교는 대미관계의 대체가 될 수 없으며, 그와 반대로 한미동맹관계의 기초 위에서만 중국과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중국과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구나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교역 기술협력이 불가결하며, 미국을 대체할 협력 대상국은 없음을 잘 알고 한미 경제협력관계 지속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믿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한국 내의 민주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열을 최대한 이용하여 한국에 친중, 친북 세력을 확보하려 최선의 노력을 펴고 있다. 이들은 한편으로 한국 정부를 무시하고 직접 한국내의 반체제 세력의 호응을 얻어내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한미관계를 나라와 민족의 이익에 맞추어 재정립하여가려면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한국 정부는 정신을 가다듬어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미국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문제와 관계없는 전략적 필요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미 관계는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유지되어야 한다.
김석남 <민족문제연구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