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스스로는 혼신을 다해 국가의 발전과 민생을 추구했을 것이다. 구악을 청산하고 새 시대를 열어가는 일이 쉬울 리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남다른 고통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권위주의적 통치 관행이 개선되었고 각 분야에 민주화가 발전된 것만으로도 참여정부의 업적은 점수를 줄만하며 부정부패 정경유착 구시대의 구태를 척결하기 위한 노력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변화는 사회의 동요를 부르게 마련이고 너무 급격할 경우 경제활성화와 사회의 안정 회복을 어렵게 할 것이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임기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경제회복을 위해 경주해야 하며 국민화합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말을 좀 아꼈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람이 말이 많고 길다 보면 격정적 감정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현명치 못한 말을 하게 마련이다. 지도자는 뜨거운 가슴보다 차가운 머리를 앞세우는 게 현명할 때가 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 뒤에 정제된 한마디를 하는 게 정치인의 미덕이다. 임기 초기에는 서민적인 말투도 국민들에게 친근감을 주었다. 밑바닥 사람들의 언어로 스스럼없이 큰판 벌린다, 밑천 덜 들었다, 재미 좀 봤다, 돈 안 된다 등 노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을 두고 승부사라고도 했고 도박 용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국민들에게 기쁘지 않은 신드롬이다.
노 대통령이 임기 후반에 정치적 의제에 집착하기보다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풀무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인권, 민주화 못지 않게 경제가 중요함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며 아우성 아닌가.
그리고 대통령직은 제도다. 위상이나 권능, 권위는 대통령직 자체에 있는 것이지 특정인이나 정당에게 부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벌써부터 집권당 내부의 대권 주자들 사이에 대통령과의 관계에 친분을 과시하면서 내홍이 대단하다. 세계가 일일권으로 좁혀졌고 국제관계가 초를 다투면서 변화무쌍하는데 대권주자 다툼에 혈안이 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들이 진정으로 국민의 복지를 위하고 남북 평화통일을 위하여 사심없이 심신을 다 하였는지 의심스럽다.
노 대통령이 투쟁해야할 대상은 정적이 아니라 자신임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청와대의 주변에는 과거 투쟁에 열심이었던 사람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 않는가. 새로 개관한 독립 기념관에 가보면 ‘어느 선비의 독백’이 빛 바랜 창호지에 애절하게 호소하고 있다
선비로서 무슨 일로 /갑옷을 걸쳤는가 /품은 마음 다 틀어지니 /한숨만 나온다 /조정에서 날뛰는 놈의 꼴통들만 나오고 /바다에서 밀려온 도둑떼 /말로다 못한다 /대낮에 흐르는 강물 /슬픈 소리 울먹이고 /푸른 하늘 실버들이 /젖는 비 흐느껴 /이제는 영산길 다시 못 가려나 /죽어 두견새 되어 피 울음이나 /울리라
이동희 <베데스다, MD>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