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아동 위한 헬스클럽 늘어
오늘날의 ‘X 박스’와 ‘아이파드’ 세대에게 신선한 공기 속에서 마음껏 뛰어 놀기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일. 술래잡기 같은 놀이는 언제 했는지,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간 것이 언제인지 모른다. 자전거는 비디오 화면으로 경주하는 게임을 하면서 실내에서 페달을 밟는 아이들이 더 많다.
6세부터 10대까지 한달 50∼125달러… 어린 회원들 ‘북적’
개인 코치 고용해 운동·식습관 통제 ‘하드 트레이닝’도
나나오는 보건 통계마다 비만 인구 증가를 지적하고 체중과의 싸움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면서 10대, 혹은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을 체육관에 보내거나 퍼스널 트레이너를 고용하거나 피아노 레슨하듯 시간 맞춰 운동을 시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그와 같은 추세에 대해 불필요한, 부자들의 사치놀음이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싼 돈을 들여 아이들에게 헬스 클럽 멤버십을 사주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많다. 캘리포니아주 노스리지에서 부동산 감정을 하는 론다 호로위츠는 나이는 14세지만 몸무게는 200파운드에 육박하는 아들 크레이그를 운동시킬 퍼스널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있다. “우리가 어릴 때는 하루종일 나가 놀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럴 수가 없어요. 놀 친구와 시간 장소까지 정해줘야 한다니까요”
피트니스 업계는 지난 2년동안 이 새로운 시장을 진지하게 타진해왔다. 6~15세 아동 전용 체육관 ‘피트와이즈 포 키즈’는 줄넘기 등을 포함한 운동을 마치면 사과와 바나나를 상으로 주는데 작년 한해동안 14개의 프랜차이즈가 생겼다. 한달에 50~125달러를 받는 이 체육관은 올해 12개가 더 개관한다.
국제 헬스 라켓 & 스포츠클럽협회에 따르면 아이들은 헬스 클럽 업계에서 55세 이상 베이비 붐 세대 다음으로 빨리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 협회 회원인 5000개 클럽중 3분의 1이 아동용 프로그램을 갖고 있으며 헬스 클럽 멤버쉽을 소지한 6~17세 아동의 숫자는 2000년에 320만명이었으나 현재는460만명이 넘는다.
아울러 6~19세 연령층의 16%니까 900만명이 넘는 아이들이 과체중이라는 통계와 함께 비만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살과의 싸움은 어려서부터 해야한다고 다그치는 부모들도 많아졌다. 어떤 부모는 세월과 함께 미적 기준도 변화, 과거 바람직하게 여겨졌던 통통하고 귀여운 모습은 요즘은 뚱보가 돼 버렸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아이의 체중을 진짜로 염려해야하는지, 공연히 걱정하는 것인지 모르겠는 경우도 생긴다. 올해 13세인 제나 저브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평점 4.0인 성적 유지하랴, 학교 농구팀 센터로 뛰랴, 일주일에 6시간씩 탭, 발레, 재즈 댄스 연습하랴 바쁜데 1년반 전부터는 헬스 클럽까지 다니고 있다. 워낙 시간에 쫓기다 보니 패스트 푸드를 자주 먹게 돼 그렇게 운동을 하는데도 체중이 늘고 있는 것을 염려한 엄마가 보내려 했지만 아랑곳 않던 제나가 체중 때문에 놀림을 당하자 5학년에 진급하면서 ‘피트와이즈 포 키즈’에 나가겠다고 한 것이다. 일주일에 두번, 한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니까 허리와 배, 다리 살이 빠지고 기운이 넘친다고 제나는 좋아하지만 엄마는 “미스 USA에 내보내려는 것이 아니라 건강 유지를 위해 보낸다”고 말한다.
연방질병통제및 예방센터(CDC) 관계자들은 아동 비만은 외관이 아니라 건강 때문에 우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비만 때문에 놀림을 당하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일이겠지만 비만아들은 타입 2 당뇨병 같은 성인 질환에 걸리기 쉬우며, 어려서부터 병이 날 경우 부모보다도 수명이 짧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피트니스 업계는 새로운 헬스클럽 체인 뿐만 아니라 어린이용으로 개조한 하이텍 운동기구, 워크아웃 DVD, 성인 체육관내 어린이 프로그램등을 가지고 체중을 줄이고 싶은 아이와 운동 성적을 개선하려는 아이들을 모두 맞이하고 있다.
안경에 치아 교정용 브레이스를 낀 14세의 크레이그 호로위츠의 경우, 11세때부터 시간당 100달러를 내고 퍼스널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해왔다. 요즘은 주 3회 운동해서 일주일에 1~2파운드씩 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다른 목표는 학교 야구팀에 들어가는 것으로 체중을 줄이기 위해 정크 푸드도 끊기로 했다.
그러나 피트니스 업계 내부에서조차 아이들이 퍼스널 트레이너를 고용하고 전용 헬스클럽에 다니는 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있다. 차라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즐기는 스포츠나 놀이를 하게 하라는 것이다. 집에서 마땅히 부모가 해야 할 식습관과 운동 습관 가르치기까지 남의 손에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 전용 헬스 클럽이 과연 장기적으로 아동 비만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아이들이 지루해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키게 될 것이므로 피트니스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클럽 회비로 연간 1000달러씩 부담할 능력이 없는 집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다른 환경을 바꾸는게 바람직하다고 CDC 의 영양및 신체활동 담당 디렉터 윌리암 디츠 박사는 말했다.
비만아가 너무 많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저소득층 자녀들도 많이 다니는 YMCA, 보이즈 & 걸즈 클럽, 로컬 커뮤니티 센터등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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