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소낙비를 안고 오는 검은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지나간다. 순간적으로 캄캄하다. 그러나 어두움은 한 순간이다. 다시 밝아 온다. 밝음은 길고 어두움은 순간이다. 지난 12월 초 한국의 부산에서 개최된 APEC총회에 앞서 가졌던 한미 정상회담시 조지 부시 대통령은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한미 비자면제협정을 연구 검토하라는 지시를 하였다는 보도 이후 비자면제협정에 가속이 붙어 한미 양국의 실무진에서 로드맵을 조속히 만들어 몇 년 안에 협정이 이루어지도록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인간사회에서 어떤 제도도 밝음과 어두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간은 항상 보다 밝음을 위해 흐르고 있다. 그렇게 역사는 발전하여 왔다. 비자면제협정을 앞두고 교포사회 일각에서는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내기도 한다. 어떤 변호사는 “비자면제협정은 독이 될 수도 있다”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이민변호사의 창문에 비추어지는 현실 그림자를 보면 그렇게도 표현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많은 한인들이 신분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정치 및 교육의 문제이기 이전에 한국인 우리 모두가 책임을 저야 할 문제이다. 비자면제협정이 이루어지면 어느 일정기간까지는 불법체류자가 증가하고 그리고 미국에서 신분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을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는 소낙비에 불과하다. 긴 안목에서 보면 어두운 시간보다 밝은 시간이 훨씬 길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선 비자면제협정이 이루어지면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이 한국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즉 미국인들이 한국인을 신뢰한다는 것이다. 개인관계나 국가관계이나 신뢰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은 말 할 필요가 없다. 이는 비단 사람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상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상품의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둘째, 미국의 왕래가 자유로워짐으로 지금처럼 변태적이거나 비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합법적인 방법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1970년대에는 80%이상이 한국에서 이민비자를 받아서 미국에 들어 왔으나 지금은 역으로 65%이상이 미국에서 이민비자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지극히 변태적인 방법이다. 이로 인해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교포들이 얼마나 될까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지금의 교포사회의 현실이다.
셋째, 지금 본의 아니게 비자를 얻지 못하여 이산가족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로이 왕래함으로써 이산가족의 비극이 크게 줄어 들 것이다.
넷째, 지금 미국과 비자면제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27개국으로 대부분이 백인 선진국들이다. 아시아에서는 호주, 뉴질랜드, 브루네이, 일본 및 싱가포르 5개국이다. 따라서 한국이 이러한 대열에 올라선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며 나아가 국민들에게 보다 강한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세계 도처에 산재하여 있는 후진국의 미국영사관에 가보면 한국의 동대문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미국행 비자를 위해서. 지금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세계경제 10위에 들어가는 한국이 이러한 현실에 처해 있다면 이는 분명 수치이다. 따라서 순간적인 현실의 그늘을 두려워하여 비자면제협정을 미루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시간은 보다 밝음을 위해 흐른다. 교포들은 빠른 시일 내에 본 협정이 체결되도록 한국정부를 적극적으로 후원하여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도진호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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