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과 생각
▶ 김영근 <워싱턴 한인연합회 회장>
올해에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어김없이 돌아왔다.
매년 이때가 되면 나도 모르게 초조해지고 약간은 우울해 지는 것이 나 하나만은 아닌 것 같다. 12월은 사람에 따라서는 즐거운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매년 찾아오는 12월은 올해도 어김없이 나에게는 후회스러운 계절이 되고 만 듯하다.
32대 한인회장 선거의 소용돌이가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가 버렸는데도 지나간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를 기억해 보려해도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내가 너무 늙어 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되는 잔인한 12월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지나간 한해를 돌아보며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하여 가슴아파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이런 기분은 나 하나만이 아니기를 기대해 보는 어리석음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리고 만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서로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가 언제인가를 묻곤 했다. 아마도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지나간 과거였었다는 사람도 있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람, 또 다가올 미래야말로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사람 등 개개인에 따라서 서로 다른 답이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때 나도 내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게된다. 지나간 한해를 돌아보며 못다 한 일에 대한 후회, 잘한 일에 대한 기쁨도 느껴보게 되며 다가올 2006년에 대한 설렘과 새로운 각오도 가져볼 수 있으니 12월이 잔인한 계절만은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기도 한다.
얼마 전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이 생각이 난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mystery, and Today is a gift, that’s why it is called Present.” 나는 이 구절을 이렇게 해석해 본다.
“과거는 부도 수표이고, 미래는 어음이며, 현재는 현금이다. 현금만한 선물은 없다.” 지나간 과거를 되새겨 보는 것도 중요하고 다가올 미래를 위하여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숨쉬고 있는 바로 이 순간, 즉 현재야말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말인 것 같다. 우리는 너무 쉽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주위를 돌아보며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 너무 젊은 나이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 건강하지 못하여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 건강하게 이 순간을 느끼며 살아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된다.
우리는 항상 앞만 보고 또 위만 쳐다보고 인생을 달려나가곤 한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나의 가족만의 행복을 위하여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무작정 뛰어 가곤 한다. 무작정 뛰어 가다가 나에게, 내 가족에 제동이 걸렸을 때에야 현재를 바라보게 되고 지나간 인생을 후회하는 바보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자 이제 2005년 며칠 남지 않은 지금, 우리 모두 우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도록 하자. 위만 보고 달리는 세상, 앞만 보고 달리는 세상, 이제 우리 모두 내려놓아 보자.
지나온 한해, 지나온 인생을 뒤돌아보기도 하자. 나보다 잘난 사람만 쳐다보지 말고 어려운 이웃, 고통받는 주위도 살펴보자. 이 글을 쓰고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건강, 현재의 삶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자. 과거의 고통을 뒤로하고 미래에 대한 허황된 꿈보다는 현재 내가 있음에 감사드리자.
우리 모두 겸손하게 행복한 가정주심, 건강주심, 좋은 이웃을 주심에 감사할 때 사회는 아니 2006년은 더욱 밝아지지 않을까?
김영근 <워싱턴 한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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