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것만큼 좋은 물건을 싸게’
연중 최대 샤핑시즌인 요즘 중고품 구입에 대한 이야기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누구든 절약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생각해 볼 만하다. 책, CD,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많은 물건들을 이제는 꼭 새것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중고품 시장이 번창하고 있으므로 새것만큼 좋은 물건을 훨씬 싼값에 살 수 있게 됐으며, 신기술 덕분에 가격을 비교하기도 훨씬 쉬워졌다. 이제까지 신문 안내 광고란을 통해 팔렸던 물건들이 모두 웹으로 옮겨가면서 선택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소비자들이 더 나은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게 됐음은 Alibris.com이나 Amazon.com에서 거래되는 중고 도서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즘은 아무도 중고품을 사려들지 않을 칫솔이나 베개 같은 것을 제외하더라도 너무나 다양한 품목에 걸쳐 수많은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어 중고품 구입은 결코 거리낄 일이 아니다.
신문광고 의존 탈피 웹으로 옮겨
책에서 자동차까지 품목 다양
사고 팔려는 사람도 연결 시켜줘
책
케케묵은 곰팡이 냄새가 나지 않는 중고도서를 구하려면 평론가가 한번 본 신간들을 되파는 것이 전문인 뉴욕의 ‘스트랜드’ 책방까지 가야 했던 것이 불과 몇년 전인데 중고서적은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중고도서 시장이 활성화되면 신간도서 판매에도 자극을 줄 것으로 계산한 ‘아마존’이 시장에 뛰어 들었기 때문. Alibris.com은 희귀한 책도 찾아주고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을 연결도 시켜준다.
뉴욕의 ‘퓨처 레전드’는 신품 및 중고 CD를 모두 취급한다.
CD
음악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하는 것이 일반화되기 이전에도 음악 CD는 중고 상자에서 고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CD를 사더라도 한번도 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집에 가지고 와 포장을 뜯은 다음 컴퓨터에 내용을 복사해 놓고 상점에 반환하고 최대한 환불을 받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또 다른 사람이 사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아이튠스’에서 노래를 곡당 99센트씩에 다운로드 받아 듣는 것보다 더 싸게 먹힌다.
DVD 영화도 마찬가지다. 요즘 디스크들은 웬만한 충격에도 끄떡없으므로 새 영화 가격의 절반 이하로 팔리는 중고 DVD를 사는 것은 일리가 있다. 아마존에서 신품이 19달러49센트인‘디 인크레더블스’ DVD의 중고품은 12달러 미만이다. 또 구글에서 ‘중고 DVD’를 서치하면 중고품 전문 온라인 상인 명단이 수십개 뜬다.
무슨 품목이건 대여 시장이 번창하는 곳에는 반드시 중고 시장도 번성한다. DVD건 턱시도건 빌릴 수 있는 물건은 중고품 시장이 꼭 형성돼 있다. 비디오게임도 마찬가지다. 새로 나온 비디오게임 디스크 가격이 개당 60달러에 육박하는 요즘, 새로 나온 게임이 제 아무리 인기가 하늘을 찌르더라도 금방 싫증내는 게이머들 덕분에 한 일주일만 기다리면 20달러는 싼값에 살 수 있다.
전자제품
전자제품도 중고를 사면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자동차나 마찬가지로 레몬을 살 위험은 물론 배제할 수 없지만 자동차처럼 엔지니어를 고용해 셀폰이나 DVR의 품질을 조사할 수는 없는 법. 그러나 일년이 멀다하고 계속 신형이 출고되는 요즘 전자제품은 고장 나서가 아니라 구형이라서 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만일 중고품은 절대 사고 싶지 않다면 ‘리퍼비시드’를 사면 된다. 제조사들은 손님들이 일단 사 가지고 갔다가 환불해 간 제품을 새 것으로 팔 수는 없으므로 ‘리퍼비시드’라며 싸게 판다. 보통은 잘 작동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더 싸게 사고 반품한 것들인데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리퍼비시드를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애플도 정가 499달러짜리 40기가바이트 아이파드를 리퍼비시드는 269달러에 내놓고 있다.
운동기구
중고 운동기구들은 대체로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문제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e베이 같은 곳에서 쉽게 팔기가 힘들므로 가격이 매우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문광고건 온라인이건 평균 가격에 대한 감이 잡힐 때까지 잘 알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서 ‘로즈메리즈 베이비’라는 중고 서적상을 운영하는 로즈메리 바.
자동차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자동차 구매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요즘 ‘컨수머 리포츠’ 같은 사이트에서 새 차의 인보이스 가격 같은 정보를 다운로드해 손에 쥐지 않고 자동차 딜러를 찾아가는 것은 바보짓이다. 그러나 중고차의 경우에는 다르다. 아직도 위험요소가 많다. 새차가 딜러 주차장에서 굴러나오는 순간 가치가 평균 12%씩 하락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중고차를 구입하는 사람이 파는 사람을 믿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으로, 그 위험을 감안해 가격을 크게 할인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차를 파는 사람보다 더 나은 정보를 갖고 있으면 가격은 크게 내려갈 수도 있다. 카팩스(Carfax) 같은 서비스를 이용해 자동차의 사고 및 소유 기록 등 역사를 추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인데 요즘 소비자 단체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파손된 중고차들이 대량 중고차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실 자동차의 역사를 조작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이므로 해결책은 믿을 만한 사람을 찾는 것. 새차도 파는 딜러가 보증하는 중고차를 사는 것이 그 방법이다.
아울러 럭서리 카를 사는 것도 지혜다. 아무래도 저가 자동차보다 품질이 좋을 것이고 럭서리 카 소유주들은 유행에 민감해 아직도 한참 탈만할 때 자동차를 바꾸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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