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에 걸렸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를 소중한 경험, 삶의 자세를 바꾸는 계기로 삼는다. 하지만 61세의 한 기업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 기업인은 지난해 봄 심장마비를 앓았다. 당시 그는 아내와 이혼한 상태였다. 그는 가족은 물론 친구들과의 만남도 중단했다. 외부와의 교제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남녀 모두 사랑 받으면 심장 관상동맥 찌꺼기 덜 축적
아내에게서 사랑 표현 받는 남자 가슴통증 크게 완화
가족·친구 없으면 발병 후 5년 내 사망확률 3배 높아
외롭고 폐쇄적인 삶, 술·담배·마약 등에 의존 건강악화
이기심 버리면 나와 이웃 삶의 질 높이고 질병도 이겨
이런사정을 모르던 주치의는 이 기업인에게 식이요법을 조언했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시련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의학적으로 접근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의학전문 딘 오니시 박사가 감동 스토리를 소개했다.
주치의는 식이요법 외에 혈압 강하제와 콜레스테롤 약을 처방했다. 물론 심장질환자인 이 기업인에겐 약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느꼈다. 의학서적을 뒤적였다. 무언가 자신에게 더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울하거나 외롭게 지내면 향후 6개월 내 사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배나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삶의 태도를 전면 재조정했다. 도외시했던 사람들과의 교제를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올려놓았다. 유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지원단체에도 가입했다. 그의 건강은 꾸준히 개선됐다. 삶의 태도도 달라졌다. “동맥이 예전보다 더 뚫렸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한결 개방적으로 변한 것이다”고 했다.
현대 의학은 주로 약과 수술, 유전자, 세균 등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사랑과 친교가 우리를 아프게도 하고 건강하게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사실 그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의 질뿐 아니라 생존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저 하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활달하게 사는 사람과 침울하고 폐쇄적으로 사는 사람의 심장질환 발병 비교가 이를 말해 준다.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해 본다. 외롭게 지내는 사람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 담배, 술, 마약을 벗삼아 외로움을 달래게 된다. 지방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폭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외롭거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말이다.
이들의 유일한 친구가 이러한 파괴적인 것들이므로 건강에 해악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폐쇄적인 삶을 개방적인 삶으로 바꾸면 건강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나쁜 것들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랑은 여러 가지 경로로 우리의 심장을 보호해 준다. 그러나 현대 의학이 파악한 것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 효험을 모두 파악하지는 못했다. 예일대학의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남자든 여자든 주의로부터 사랑과 지원을 많이 받으면 심장의 관상동맥에 찌꺼기가 덜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 연구팀이 결혼남성 1만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아내가 당신에게 사랑을 표현합니까?”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한 응답자들은 협심증 같은 가슴통증을 현저하게 덜 앓는 것으로 드러났다.
듀크대 연구팀이 심장질환자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독신이거나 가까운 친구가 없는 환자들은 발병 후 5년 내 사망할 확률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3가지 연구 결과를 놓고 볼 때, 사랑이라는 요인은 다른 요인들과 별도로 심장질환에 각별한 효과를 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병을 치료하는 첫 단계는 인식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고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에 대한 연계성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여러 가지 삶의 방식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가 용이해진다. 아무리 현대사회가 우리를 바쁘게 내몰더라도 가족과 친구들과 지내는 많은 시간을 ‘사치스러운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 시간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건강하게 한다.
사랑, 친교, 동정, 소속감, 용서, 박애주의, 사회봉사 등이 환자 치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인 연구에서 나타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기심을 버리는 것은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의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켜 주는 두 가지 효과를 지닌다.
사랑, 연민, 동정 등에 함유된 지혜를 재발견하는 것은 서로 분열돼 으르렁거리는 요즘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묘약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