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는 보고들은 다른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마주하면서 끄적대기를 즐겨했다. 그러나 가끔은 나도 내 감정에 충실하고싶은 강한 욕구를 느낀다.
그리고 그 욕구는 내가 또 다른 쉼을 얻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필요로 했다. 굳이 인도가 아니어도 어디든 찾았겠지만 지난 5월 지상의 천국이라는 히말라야를 맛본 후 달콤해진 내입맛에 인도라는 세트 메뉴가 매혹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인도는 지금 서서히 떠오르는 경제 강국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IT(정보 통신) 분야에 있어 막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중국과의 사이에서 미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더이상 오명을 덮어쓴 상상속의 인도가 아니다. 과거에 땅덩이와 인구로 밀어붙이던 냄새나는 인도가 아닌 미국이 예의 주시하고있는 그런 변화된 인도의 참모습을 나는 확인하고 싶었다.
낯선 곳에서의 하루가 주는 신선함과 짜릿함에 나는 결국 돌아갈 곳이 있는 자유함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을 것임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나는 또 다른 경험을 단조로운 내일상에 불러들이고 싶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 많이 싸돌아다니는 축에 속한다. 다니면서 매번 느끼지만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든 지구 저편의 열악한 지역에서 문맹이나 겨우 깨치든 자기 나름의 색깔과 무늬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인간은 모두 최선을 다해 살고있으며 그 결과 타인과 상호 공존 보완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어느 아버님이 “모두 잘난 사람만 되면 청소는 누가 해요? 청소부도 있어야 하잖아요.”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은 모두 필요한 존재이고 무엇을 하든 그것은 그 자체로써 존중되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써 충분히 살 가치가 있는 것이다. 세상엔 청소부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내 자녀에게 청소부도 중요한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그런 부모의 마음을 나도 헤아려본다.
부모가 할 수 없었던 일을 슬그머니 자녀 몫으로 돌려놓지는 않았는지, 부모 자신도 하기 힘든 것을 자녀에게 할 수 있다고 억지 부리지는 않았는지, 자녀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면서도 어떤 것이 진정 자녀를 위한 것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자. 사실, 나는 그런 말을 부모들에게 거침없이 하면서 그것이 이 세상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허가 받은 욕심이라고 자신 있게 말해도 좋을 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살면서 나는 내 생각대로 살지 못할 때가 많이 있었다. 기대하던 삶이 나에게 그렇게 호의적이지 못할 때도 있었다.
삶이 내게서 멀어져갈 때 고개 숙이며 눈물을 삼켜야만 할 때 나는 그것이 내가 성장하는 한 과정이라고 애써 위로하며 내 마음을 접고 또 접었었다.
자녀와 성장의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의 선택이 순간의 최선이었음을 굳게 믿자. 어느 순간 ‘그때 이렇게 했었으면 더 좋았을 걸’하는 후회보다는 그때의 선택이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할 수 있었던 최상의 선택이었음을 믿자.
부모의 그런 강한 믿음 위에 자녀는 불안한 그들의 마음을 기댈 수 있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정서에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주어야 한다.
자녀에게 든든한 감정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귀한 부모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나는 날마다 변화된 나의 모습을 꿈꾸며 이렇게라도 내 힘에 부친 노력을 허벌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기를 애쓰는 것은 이민 사회에서 부모들이 더나은 부모가 되기위해 또 더 나은 자녀로 키우기 위해 애쓰는 부모들과 함께 하기 위한 나의 작은 노력이다.
그런 이유로 내가 알고 있는 신비의 나라, 힌두교의 나라, 위험하다는 요소는 두루 갖추고 있는 인도의 수도 델리에 나의 베이스 캠프를 쳐놓고 인도로의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음주에 계속>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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