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에이저들은 한 손에는 컴퓨터 자판기의 마우스를, 다른 한 손에는 리모트 컨트롤을 잡고 있다. 사이버 시대의 틴에이저들의 자화상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개인 홈페이지인 ‘블로그’(Blog)에 빠져 있다. 블로그에 기록한 개인의 일기나 신상명세는 그야말로 세세한 개인 기록이다. 그러다 보니 이 기록을 염탐하는 ‘불순분자’들이 있다. 자칫 틴에이저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USA투데이의 최근 보도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친교를 나누고 일기장에 자기만의 스토리를 적고 가까운 친구들과 마음 속 깊은 대화를 전화로 나누던 것을 이젠 블로그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블로그는 ‘리얼리티 TV’와 마찬가지다.
2004년 현재 약 800만 개, 특히 소녀운영자가 압도적
블로그 무료제공 ‘MySpace’ 2년 만에 사용자 3,400만명
친교 나누고, 고민 털어놓는 ‘사랑방’에 분노 분출구 역할도
사생활 적나라하게 드러내 범죄 표적되기도… 부모 관심 절실
예전엔 부모의 전화기를 빌려쓰는 정도였으나 이제는 모두들 셀폰을 가지고 다닌다. 자신만의 컴퓨터 비밀번호를 갖고 있다. 블로그는 말할 것도 없다.
특히 블로그는 틴에이저들의 의사소통 채널이다. 사이버 시대를 사는 틴에이저들의 삶의 한 부분이다. 아니, 중요한 부분이다.
틴에이저들의 블로그는 지난해 현재 약 800만개에 이른다. 지난 1년간 증가한 수를 합치면 훨씬 많아질 것이다. ‘MySpace’와 같은 각종 친목 웹사이트들(social sites)이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블로그 수는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MySpace’는 생긴지 2년밖에 안됐지만 사용자가 3,400만명에 달하고 연령층은 14~34세가 주류다.
블로그와 친목 웹사이트들이 너무 대중화하자 일부 학교에서는 이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또 더 강경한 학교는 인터넷 일기를 폐기하지 않으면 정학처분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LiveJournal’ ‘Xanga’ ‘MySpace’ 등에서 틴에이저들이 사용하는 내용들을 일견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부모와 숙제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가 하면 이상한 은어나 비어를 거침없이 사용한다. 또 자신의 사진을 올린다. 간혹 옷을 거의 걸치지 않은 사진도 있다. 자신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학교에 다니고 어디에 살며 무슨 공부를 하고 무슨 운동을 하는지 소상히 적는 틴에이저들도 있다.
범죄자들은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내용을 공개한 틴에이저들을 물색한다.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주에 술을 얼마나 마셨으며, 누구와 섹스를 했다는 얘기가 가감 없이 뜬다. 믿어지지 않은 어휘를 내뱉는다.
블로그 사용자 가운데는 소녀들이 압도적이다. 이들은 개인적인 감정을 말하고 싶을 때 블로그를 사용한다.
오리건 포틀랜드의 루이스 & 클라크 칼리지에 다니는 캐시 레알라마누(19)는 “고민이 있을 때 온라인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면 좋은 조언들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서추세츠 월트햄의 브랜디스 대학 2학년인 제니 라이키마(19)는 “지난 4년간 블로그를 사용했는데 정체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가 컸다”고 했다.
제니는 어렸을 때는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했었다. 그러나 이젠 가까운 친구들에게만 자신의 블로그를 접속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래도 120명 정도가 내용을 열람한다. 제니의 아버지가 블로그에 들어간 적이 있다. 딸의 안전을 위해서였지만 점차 딸의 생활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흥미를 얻게 됐다.
그러나 제니는 아버지가 자신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접속 금지조치를 내렸다.
부모가 틴에이저 자녀의 블로그를 보아도 되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온라인에 올라 있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것이라는 의견과, 부모가 자녀의 스토리를 읽는 것은 도청하는 것과 같다는 의견이 있다. 여기에 자녀의 안전 문제가 끼여든다.
실제 지난달 뉴욕 포트 워싱턴에서 16세 소녀가 온라인에서 서로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37세의 남성에게 추행을 당했다. 이 남성은 소녀가 일하는 곳을 알아내 범죄행위를 한 것이다. 이는 문제의 시발일 뿐이고 앞으로 이러한 일이 많이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해서 블로그를 폐쇄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요즘 틴에이저들은 옛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맘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현실을 그렇다. 그러니 온라인은 틴에이저들의 대화통로다. 친교의 장이다. 이를 부모가 우격다짐으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를 믿고 대화하는 것이다. 서로를 신뢰하면 문제는 어렵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자녀의 블로그를 보려면 먼저 당사자에게 허락을 받는 게 좋다.
그리고 조용히 찾아보려면 ‘구글’에 가서 자녀의 이름, 학교, 이메일 주소 등을 사용해 접속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위에 언급한 친목 웹사이트들에서도 접속을 시도할 수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