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각자 자기 영역이 있어야 되는 데, 너무 붙어있으니까 마찰이 생기지요. 남편과 아내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한인 리커 상 부부가 업소에서 싸움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영업자들 중에는 “남의 일이 아니다”는 반응이 많다. LA 인근에서 리커 가게를 하는 이들 부부는 지난 주말 업무 교대시간을 두고 다투다 몸싸움으로까지 싸움이 확대되었다.
이렇게 주먹을 휘두르는 싸움이야 흔치 않겠지만 부부가 같이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자잘한 싸움이 끊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 한 가정문제 상담 전문가는 “비즈니스를 같이 하는 부부 중 80-90%는 갈등을 겪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밸리에서 세탁업을 하는 한 여성도 “내가 참지 않았으면 동네가 시끄러웠을 일이 여러번 있었다”고 말한다. 그가 못 견디는 것은 하루 종일 계속되는 남편의 잔소리. 손님의 불평도, 종업원의 실수도 모두 아내에게 잔소리로 떨어진다.
“하루에도 열 두번씩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정 못 참을 때는 수돗물을 세게 틀어서 소리가 밖으로 안 들리게 한 다음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지요”
그런가 하면 남편이 아내의 잔소리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들도 있다. LA다운타운에서 옷가게를 하는 한 남성은 “이 물건을 여기에 둬야지 왜 저기에 두었느냐”“물건값을 왜 깎아주느냐”등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아내 때문에 자주 부부 싸움을 한다.
비즈니스 같이 하는 부부들이 자주 싸우는 원인은 첫째가 과로이다. 한 리커 업주는 말한다. “일은 고되고 장사는 안되면 심신이 너무 피곤해서 자꾸 짜증을 내게 되지요. 남자들은 그 스트레스를 아내에게 푸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는 남성들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원인이다. 똑같이 일을 하면서도 남편이 아내에게 “이거 가져와라, 저거 가져와라”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시키는 경우들이다. 여성들은 “미국까지 와서 노예 취급받는다”싶어 속으로 불만이 쌓이게 된다.
셋째는 남성들이 자기 역할을 갖지 못하는 데서 오는 자격지심이다. 예를 들면 봉제업을 하는 어느 부부의 경우. 아침 6시쯤 출근을 하는 데 보통 남편이 운전을 하고 아내는 옆에서 잠을 잔다. 다운타운 공장에 도착해 셔터를 열고 나면 그 다음부터 남편은 할 일이 별로 없다. 일의 성격 상 여성들이 더 주도적으로 잘하기 때문이다.
옷가게나 액세서리 가게도 상황은 비슷하다. 똑같이 미국생활을 시작해도 여성들은 말도 더 빨리 배우고 적응력도 좋아서 장사를 잘 하는데 반해 남성들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인 경우가 대부분. “도무지 도움이 안 된다”고 짜증을 부리는 아내 앞에서 남편의 욱하는 기질이 발동하면 싸움이 되는 것이다.
사이 좋은 부부도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같이 있다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비즈니스 같이 하는 부부는 정신건강을 위해 단 몇 시간이라도 각자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습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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