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회 수 상
▶ 이순각 목사(워싱턴시온장로교회)
지난 7월 중순경에 집 앞에 푯말 하나가 나붙었습니다. 주차장의 아스팔트를 공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차장 양 옆으로 타운 하우스 60여세대가 들어서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아직 아스팔트 공사를 다시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해마다 손을 보기 때문에 균열이나 패인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공사하기 전날 사용하지 않은 차량들은 미리 다른 곳에 주차를 시켰고 당일에는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이 완전히 비어 놓았습니다. 공사하는 분들이 아침 일찍부터 와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는 날씨가 맑았는데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일하던 사람들은 줄을 쳐 놓은 채 장비들을 들고 돌아갔습니다. 저녁에 직장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은 먼 곳에 차를 세워 놓고 비를 맞으며 걸어 왔습니다.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고 걸어오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비는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매일 비가 내렸습니다. 3, 4일이면 끝날 공사였는데 10여일이 지나게 되었습니다. 매일 같이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사나 공사하는 사람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왜? 공사중이니까. 지금은 좀 불편하지만 공사만 끝나면 보다 깨끗하고 더 좋은 주차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남을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남을 판단하는 것 만큼 너희도 판단을 받을 것이며 저울질하는 것만큼 너희도 저울질 당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완제품이 아닙니다. 하나의 미완성 작품입니다.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버리고 도망갔던 제자들과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며 저주까지 했던 배신자 베드로를 찾아가서 아무런 책임 추궁이나 책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 공사중이니까.
간음 중에 잡혀온 여인을 향해서도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직 한 말씀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여인은 과거의 잘못된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그 위에 새롭게 공사를 시작하려는 순간입니다.
만일 공사중인 건물에 들어가서 왜 수도에서는 물이 안나오느냐, 전기 불은 왜 안들어오느냐, 화장실은 왜 이 모양이냐, 유리창은 왜 없느냐 하면 불평하는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닙니까?
사람은 누구나 완제품을 향해서 공사중입니다. 공사중에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때로 불편함을 줍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나면 다 좋아집니다. 그동안은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큰 공사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사람도 많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공사중에는 난공사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로 공사중에 터널을 판다든가 다리를 놓는 공사는 어려운 공사입니다. 사람의 인격이나 성격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난’ 공사지요. 변화가 없고 진전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공사는 진행중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불완전합니다. 오늘의 그의 모습이 그이 마지막 모습이 아닙니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완성된 건물을 놓고서 그 건물을 평가해야 합니다. 공사중인 건물을 놓고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비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마 7:1-3)
이순각 목사(워싱턴시온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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