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고 돕느라 이리저리 뛰다보니 어느새 10월이다. 한인노인들의 식사 문제, 주택 보조금, 메디칼, 메디케어, 노숙자 문제… 해결해야 되는 문제들이 언제나 산더미이다.
어깨를 누르는 무거운 짐을 잠시 뒤로하고 한달 여전 나는 한 음악회에 갔었다. 한미교육원에서 있었던 박트리오로 알려진 박윤재, 박선규, 박수정, 그리고 박성연, 김경선 교수가 펼치는 챔버 뮤직 콘서트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덜 수 있는 쉼터이자 작은 시간의 공간이길 바라면서 콘서트장을 찾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은 아닐까,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눈치보며 하품을 참지 못하는 음악회는 아닐까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첫 곡을 시작으로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시간이 멈출 순 없을까 아쉬움이 생기는 단비처럼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일찍이 요요마, 조수미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공연하면서 연마한 프로다운 무대 매너와 3대째 음악인으로 전통을 이어온 그들 가족의 음악성이 2대의 피아노와 바이얼린, 첼로로 어우러짐이 예사롭지 않았다.
USC 교수였으며 LA 동포세계가 낳은 빼어난 피아니스트 박선규 박사의 섬세하고 강렬한 건반터치는 이민생활로 움츠려지고 위축된 우리의 스트레스를 화려한 음의 선율로 이끌어 사라지게 하는 듯했다.
안타까운 것은 LA 한인사회가 성장하여 한국의 수원 인구를 능가했고 경제수준도 어느 타민족 못지 않게 자리를 잡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문화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LA 한인 예술가들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온 연예인들을 통해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미주 한인사회의 스타들을 한국과 세계에 소개해야될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경비를 들여 학생들을 할리웃으로 보낸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이다.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인 할리웃을 이웃에 두고 있는 남가주 한인들도 이제는 영화, 음악 등 연예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이민역사 100년이 넘은 지금 옛 사탕수수 밭에서처럼 겨우 생계 유지를 위한 삶을 이어갈 수는 없다. 특히 LA에서는 황금 노다지 산업인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돈 많은 유대인들만의 것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한인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기회로 생각하고, 우리의 1.5세들과 2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주춧 돌을 만들어 놓아야 될 때라고 본다.
자연 재앙으로 무겁게 깊어 가는 가을에 커다란 감동과 활력소를 안겨준 박 트리오 연주회를 회상하며 음악이 주는 위로와 힘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한인사회에 세계적인 예술가들, 연예인들이 많이 탄생하고 자라나서 두드러진 활동을 할 날을 기다려 본다.
토마스 오
소셜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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