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 영국의 인간 생명과학 감독기구인 인간수정태생국(HFEA)이 난자 2개와 정자 1개로 인간 배아를 만드는 실험을 승인했다고 B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난자 2개와 정자 1개로 만들어진 인간 배아는 생물학적으로 2명의 엄마와 1명의 아빠로부터 유전형질을 물려받게 되기 때문에 심각한 윤리논쟁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캐슬대가 주도하는 이번 실험은 모계를 통한 난치병 유전을 차단하기 위해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를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지만 세포 핵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이 유전자는 모계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세포 핵 바깥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으면 근육의 약화를 초래하는 사립체 근병증(mitochondrial myopathy) 등 50여 가지의 유전질환이 발생하며 영국에서는 약 1천 명의 어린이가 이로 인한 불치병을 앓고 있다.
뉴캐슬대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을 치환하는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우선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여성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를 수정시킨 뒤 핵으로 성장할 운명인 전핵(pronuclei)을 추출한다. 이어 연구팀은 이 전핵을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없는 여성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에 이식한다. 결함이 없는 여성으로부터 얻은 난자는 물론 전핵이 제거된 상태다.
이론적으로 이런 방식을 사용해 태어난 아기는 미토콘드리아로 인한 유전질병에서 자유로우면서도 핵 속에 있는 부모의 유전자 대부분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부모를 닮게 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생명윤리 전문가들은 부모 유전자는 물론 난자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가 갖고 있는 유전자까지 총 3명의 유전 형질을 물려받은 배아를 만드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반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실험을 주도할 예정인 뉴캐슬대의 딕 턴불 박사는 2개의 난자와 1개의 정자로 만든 인간 배아를 아기로 성장시킬 계획은 없다며 인류가 가진 유전적 불치병의 예방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 실험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간유전학감시’(Human Genetics Alert)의 데이비드 킹 박사는 3명의 생물학적 부모를 가진 인간 배아를 창조하는 것은 입맛대로 인간을 만들어내는 `인간 공장’ 시대로 가는 첫걸음이라면서 인간의 유전자를 멋대로 조작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l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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