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노인들은 몸이 불편해도 영어가 부족해 병원이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의료통역사의 양성과 병원의 한국어 서비스 확대가 시급한 실정이다.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회장 김홍익)는 상항한미노인회(회장 최봉준)와 공동으로 실시한 한인노인들의 병원이용실태 연구조사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4월 27일부터 7월 15일까지 약 3개월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거주하는 50세 이상의 한인 18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1% 이상은 월 1회 이상 병원을 찾을 정도로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중 86% 이상이 병원 이용시 통역과 관련된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나 가족 이외에 도움받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통역을 구하지 못해 병원이용을 연기한 경험을 가진 노인들이 30%로, 더 심한 경우 병원을 가지 못한 사람도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영어로 진료신청서 작성시에 60% 이상의 응답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중요한 우편물이나 관공서 관련 일을 처리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익 한인회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병원 이용시 불편함이 없도록 관련당국에 후속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조사를 주도한 신정은 부회장도 영문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한인단체장들의 연대서명을 받아 시정부와 병원측에 통역서비스의 확대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의 실무를 맡은 정진선 소셜워커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병원에 통역을 두도록 병원에 요청하고 ▲병원에 한글 신청서를 비치토록 요구하고 ▲자원봉사단을 운영,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의사들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형성하는 것 등을 제안했다.
한인회는 상항한미상공회의소(회장 필립신) 및 한미변호사협회(회장 문자경) 등에 시와 주정부를 상대로 한국어 통역의 확대를 위한 대책마련에 도움을 요청키로 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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