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현장 빠져나온 단 계씨
“지붕이 날아가 비가 방안으로 몰아칠 때는 ‘이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외부 세계와 단절된 뉴올리언스에서 3일을 보낸 뒤 30일 오후 가족과 함께 탈출에 성공한 한인 단 계씨는 카트리나에 폐허가 된 뉴올리언스를 “지옥”으로 표현했다.
계씨에 따르면 일요일 오후 ‘해일이 덮치면 대피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죽을 것’이라는 TV 방송을 본 뒤 탈출을 시도했지만, 평소 10분이면 가던 거리에서 7시간을 허비한 뒤 개스가 떨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뒤 허리케인이 다가오면서 전기가 나가더니 결국 시속 170마일이 넘는 무시무시한 바람은 지붕까지 날려 버렸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구조 헬기가 쉴새 없이 날아다니지만, 피해 지역이 너무 넓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도움을 바라지도 않았고 3일간 구호물자 한 번 받지 못했다.
계씨는 “피해가 가장 컸던 다운타운에 갖혀 있던 친구와 어렵게 통화를 했는데, 그 쪽에는 정말로 시체들이 둥둥 떠다닌다고 전했다” 며 “피해자 대부분은 도시를 탈출하고 싶어도 자동차가 없어 움직일 수 없었던 노숙자와 저소득층”이라고 말 했다.
뉴올리언스 20년 토박이로 한인회 총무와 골프회 회장을 역임한 계씨는 “오랜 세월동안 정들었던 고향 같은 곳인데, 대자연의 무서움을 직접 경험하고 나니 이제는 어쩌면 뉴올리언스를 떠날 때라는 생각도 든다”며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이의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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