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가족들
통신두절, 진입로 차단 기약없는 생이별
뉴올리언스에서 대피하지 않은 한인이 당초 알려진 20여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안전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한인 및 한국 가족·친지들의 애타는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휴스턴총영사관(총영사 민동석)과 대피한 뉴올리언스 한인들에 따르면 지난 28일 허리케인 급습 당시 상당수 한인들이 대피 경고를 무시한채 집이나 사업장, 호텔 등에 그대로 남은 것으로 알려져 한인 인명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힘겹게 현장을 빠져 나온 박병욱씨는 “돈과 자동차 편이 없거나 나와도 갈데가 없는 한인들이 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남았다”고 전했다. 또 오모씨의 경우 큰 아들과 둘째 아들은 집에 남겨둔채 부인과 며느리, 막내아들만 함께 빠져나와 두 아들의 생사를 모른채 애를 태우고 있다.
그러나 피해지역 통신시설이 전면 마비돼 연락을 취할 방법이 전무한데다 관계당국이 주요 진입로를 차단하고 남아있는 주민들에 대한 소개작업을 벌이는 있어 현지 한인들은 물론 이 지역을 담당하는 휴스턴 총영사관도 상황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이처럼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규모가 확산되면서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현지 한인들은 물론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본보를 비롯해 현지 공관등에 연락이 두절된 가족들의 이름을 대며 확인을 요청하고 있으나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다.
문정숙 뉴올리언스 한인회장의 조카인 문종윤씨는 1일 오전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고모의 대피소식은 한국일보를 통해 알고 있지만, 연락이 안돼 인근에 사시는 큰고모와 친할머니도 무사하신지 알 수가 없다”면서 “기력도 없는 노인들이라 걱정이 많다”며 현지 상황을 물어왔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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