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배(왼쪽)씨가 뉴올리언스 초입 오몬드에 위치한 한인 세탁소를 가르키고 있다. 오른쪽은 본보 이의헌 기자.
약탈꾼들 맞서
홀로 업소지켜
2차례 경찰검문 통과
뉴올리언스 도심진입
진흙더미속 악취진동
<루이지애나 - 이의헌 특파원> 황폐화된 뉴올리언스 북서쪽으로 1시간 거리인 루이지내아 주도 배이튼루즈는 이재민들의 1차 대피소이자 구호활동을 위한 전진기지가 돼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늘어만가는 이재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길마다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일 배이튼루즈로 대피했다가 뉴올리언스로 되돌아가는 한인 두 가족을 따라 프리웨이에 올라섰다. 한가족은 비즈니스를 지키겠다고 남기를 고사했던 ‘가장’의 안부 때문이었고, 다른 한 가족은 어렵사리 장만한 보금자리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였다.
시내 10마일쯤 외곽에 설치된 경찰의 1차 검문소를 통과했으나 피해가 심한 지역을 차단하는 2차 검문소에서는 출입이 전면 통제돼 있었다. 곳곳에 총을 들고 치안 유지에 나선 경찰의 검문소들이 설치돼 있다.
우회도로를 이용해 어렵사리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메타리시에 들어섰다. 바닥은 진흙으로 뒤덮였고 곳곳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뿌리채 뽑혀 나동그라져 있는 등 장애물이 널려 있어 차량 진입조차 쉽지 않다. 시야에 들어오는 뉴올리언스 국제공항 주차장이 형편없이 무너져 수십대의 차량이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있다. 80~90도를 넘는 고온에 습도까지 높아 곳곳에서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한참을 갔을까. 미용재료상 ‘뷰티 디포’에 도착하자 지난 4일 동안 허리케인과 약탈자들에 맞서 업소를 지켜낸 유진식씨가 뛰어 나와 가족들을 반갑게 맞았다. 주변 업소들은 약탈을 당해 형편없는 폐허로 변했지만 유씨의 업소는 물에 일부 침수된 것을 빼면 멀쩡했다. 유씨가 총을 들고 약탈에 대비하며 밤을 세운 덕분이었다.
부인 박은혜씨와 아들 대복군이 함께 대피하자고 아버지를 설득했으나 유씨는 업소를 지키겠다며 다시 남기를 고집했다.
인근에 사는 김학배씨(한인회 이사)의 집은 펜스가 넘어지고, 수영장은 온통 흙탕물로 변했다. 1층까지 물이 찼던 집안 내부는 그다지 파손되지는 않았으나 이를 바로 보는 가족들은 망연자실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하늘에서는 헬기의 굉음이, 땅에서는 경찰차의 사이렌이 끊임없이 울려대는 이곳 뉴올리언스를 뒤덮은 바닷물들은 보금자리와 생활 터전을 잃어버린 수십만의 주민들의 눈물과도 같았다. 경찰은 물이 빠진 지역에서는 주민임을 확인하면 강제로 내보내지는 않고 있다. 뉴올리언스와 배이튼루스를 연결하는 프리웨이에는 주민 소개를 위해 동원된 스쿨버스와 생필품을 실은 군용트럭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