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의장 주택경기 호황은 필연적으로 붕괴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주택경기의 필연적 붕괴를 예고했다. 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아시아 외환위기를 예측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미국 부동산 거품의 붕괴가 내년 상반기 중 세계 경제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왕설래 하던 주택시장 거품 붕괴 우려가 미국 경제담론의 중심으로 확고하게 부상하는 모습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27일 끝난 캔사스시티 연방은행 주최 ‘잭슨홀회의’ 마무리 연설에서 “주택경기의 붐은 ‘필연적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현재 사상 최대인 주택 매매율은 떨어지고, 주택가격은 상승에 제동이 걸리거나 심지어 하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어 주택경기 하락은 경기를 견인하고 있는 미국민의 소비지출 활력도 감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정도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나 소비지출이 줄어들 지에 대한 추산은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주택경기의 진정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개인저축률의 증가, 수입품 수요 감소와 이로 인한 경상수지 적자 축소가능성 등을 예로 들었다.
내년 1월 FRB 의장직 퇴임을 앞두고 ‘그린스펀의 시대: 미래를 위한 교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없는 초장기호황’을 일군 공동 주역인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회장(전 재무장관)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전 재무장관) 등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장 및 저명 학자 등이 참석, FRB 의장으로서 그린스펀의 마지막 장기전망에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크루그먼 교수 美부동산 거품 꺼져 내년 세계경제 위기
한편, 폴 크루그먼 교수는 “한창 팽창국면을 지나고 있는 세계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한차례 위기를 겪을 것”이라며 “새로운 위기의 주요 원인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 형성된 거품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해 미 부동산 거품 붕괴 파장의 확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파생변수와 금융시장’을 주제로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새로운 위기의 충격은 최장 3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부동산 경기 과열의 배경인 중국의 미국 내 부동산 취득 행위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며 “그것이 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현지 주택임대가격 상승, 7월 기존주택판매량 부진 등 일부 조짐을 감안할 때 미국 주택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향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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